정준호 전국구 기업형, 김정은 국제적 큰손형
▲ 일러스트=장영석 기자 | ||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지금 연예계엔 온정이 넘쳐난다. 음지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전하려는 스타들의 선행이 줄을 잇고 있는 것. 단순히 대외 과시용으로 일회성 선행을 베푸는 차원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주위 연예인들까지도 동참을 시키는 ‘선행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연예인들이 우리 주변엔 많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정준호다. 그의 선행 범위는 거의 전국적, 기업적(?) 수준이다. 정준호는 연예인들의 봉사모임인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부회장으로 활발히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 연예인들의 동참을 적극 권유해 큰 효과를 거뒀다.
또한 지난해 말엔 2.5t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식당차 ‘사랑의 밥차’에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해 올 한해 동안 전국을 누비며 불우한 이웃에게 식사를 무료 제공해왔다. 총 7천만원을 들여 한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를 3백 명에게 동시 제공할 수 있도록 최첨단 시설을 갖춘 ‘사랑의 밥차’는 그간 서울과 경기도뿐만 아니라 수해나 화재 지역 등의 이재민까지도 찾아갔다.
특히 사랑의 밥차 운영에 연예계는 물론 정·재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인사들이 온정의 손길을 더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초기엔 50여 명이 후원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동참의 뜻을 밝혀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년여의 운영 기간을 거치면서 점차 그 범위와 참여인사들의 폭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것.
워낙 성격이 좋아 한번 인연을 맺으면 바로 친구로 만들어버리는 정준호는 자타공인 충무로의 대표 ‘마당발’이다. 그의 우수한 ‘휴먼 인프라’가 사랑의 밥차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례로 오는 26일 행사를 갖는 마산지역은 그가 모델로 활동 중인 무학소주 최재호 대표의 고향으로, 정준호는 이날 직접 마산에서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시선을 해외로 돌려 ‘글로벌 선행’을 펼치는 연예인들도 많다. 오래 전부터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방법을 모색해오던 김정은은 해외 의료시설 건립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인 평화의료재단과 내년 초 아시아 및 아프리카 극빈국 중 한 곳을 정해 병원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녀의 이름을 딴 ‘김정은 병원’은 민간 기부금으로 설립되며, 김정은은 기부금과 운영비 모금을 비롯해 병원의 설립에서 운영 전반까지를 지원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 신현준, 박신양, 김정은, 신애라.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올해 초 결혼 10주년을 맞아, 남편과 함께 쓰나미 피해 지역을 찾아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던 변정수는 3년 전부터 굿데이버스의 홍보대사로 북한 어린이에게 과자 보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선행에 나선 지 오래된 연예인들도 많다. ‘월드비전’에서 2년째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중견 탤런트 정애리는 17년 전부터 크고 작은 봉사 활동을 해 왔다. 유니세프 친선대사인 디자이너 앙드레 김도 이미 199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생길 때부터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첫 기금 마련 패션쇼를 연 뒤 10여 년 동안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온 것이다. 또한 채시라도 6년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이외에 오랜 기간 남몰래 선행을 펴오다 뒤늦게 알려진 연예인들도 줄을 잇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신현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신현준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지속적으로 봉사 활동을 해왔다. 평소 정이 많고 눈물도 많은 배우로 유명한 신현준은 소속사 관계자들도 이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나홀로 봉사’를 해왔다.
지난 가을에서야 신현준이 영화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 2>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탁재훈 등 동료배우들을 독려해 이곳에서 장애인들과 할 때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 같은 선행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 현재 영화 <맨발의 기봉씨>의 막판 촬영과 일본 드라마 <윤무곡> 때문에 현해탄을 넘나들며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신현준은 연말연시엔 반드시 시간을 내서 봉사 활동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박신양 또한 오랜 기간 소문 내지 않고 중증 장애아들을 돌봐왔다. 지난 98년 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서울 강동구 소재의 지체장애 아동 시설을 물심양면 후원해 온 것. 그는 1백60여 명의 재활치료를 위해 여름 캠프에 동행해 밥을 짓고, 불침번을 서는 등 각종 육체 봉사 활동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도 없이 직접 차를 몰고 와 아이들과 하루 종일 놀아주는 등 단발성 선행이 아닌, 마음을 주는 봉사활동을 펴왔다.
한편, 영화 <아파트>로 3년여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하는 고소영은 최근 컴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사회 봉사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의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특히 유기견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강아지를 너무나 좋아한다. TV에서 주인들로부터 매정하게 버려진 개들의 슬픈 사연을 접할 때마다 참 마음이 아팠다”면서 “말도 못하는 강아지들의 슬픈 눈빛을 다독여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수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