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기일변경 속 430억 원대 소송도 연기 가능성…“피고 측에 소송 장기화 부담” 지적도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과 다니엘의 모친, 민 전 대표를 상대로 43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또 다른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역시 기일 연기 가능성이 점쳐진다. 변론기일을 약 3주 앞둔 4월 24일 어도어 측 소송대리인단이 전원 사임했는데 5월 8일 현재까지도 선임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이브 레이블즈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요 소송들 모두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쏘스뮤직의 소송은 2025년 1월 첫 변론 이후 쏘스뮤직 측의 기일변경신청 등에 따라 같은 해 3월 14일, 5월 9일, 6월 27일, 7월 18일 예정됐던 변론기일이 잇따라 연기됐다. 이후 같은 해 12월 19일 변론을 종결하고 2026년 1월 16일 판결선고기일을 잡았으나 쏘스뮤직 측이 1월 7일 변론재개신청서를 냈다. 이를 재판부가 받아들여 재판은 다시 심리 단계로 돌아갔다.
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인 빌리프랩의 소송 건 역시 흐름은 비슷했다. 빌리프랩 측의 기일변경신청 등에 따라 2025년 5월 2일과 10월 31일 예정됐던 변론기일이 변경됐고, 2026년 들어서는 재배당 관련 의견서 제출과 추정기일 전환이 이어졌다. 특히 피고 민 전 대표 측이 4월 1일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하자 빌리프랩 측은 4월 9일과 13일 연이어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최근 흐름이다. 쏘스뮤직과 빌리프랩 사건은 모두 5월 15일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지만 두 레이블 다 5월 4일 소송대리인을 추가 선임한 직후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아직 재판부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지만 추가 선임된 소송대리인의 사건 검토 필요성이 받아들여진다면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 여기에 민 전 대표 측도 한 번 더 절차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내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우선 소 제기 후 3개월 만에 잡힌 변론준비기일 이틀 전인 3월 24일 어도어 측은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3월 19일에 피고 측 준비서면이 제출돼 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론준비기일에서 양측은 소송 진행 속도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원고 측은 "소장 접수 후 3개월 만에 기일이 잡힌 것은 늦은 편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민사 절차와 동일한 속도로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고, 피고 측은 "이미 다른 소송에서 주요 사실관계가 드러난 만큼 신속한 심리가 필요하다. 가족까지 소송 대상에 포함시키고 변론준비기일 연기를 시도한 점을 보면 소송 지연 의도가 의심된다"고 맞섰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원고·피고 측 소송대리인들의 의견을 종합해 5월 14일과 7월 2일 변론기일을 연이어 지정했다. 그런데 기일을 약 3주 앞둔 4월 24일 어도어 측 소송대리인이 돌연 전원 사임했다. 민 전 대표와 다니엘 측은 4월 28일과 5월 6일, 5월 7일에 연이어 절차진행 의견서를 제출하며 예정된 기일대로 재판을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그럼에도 어도어 측은 변론기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새 소송대리인을 선임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기일변경신청이나 소송대리인 교체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라고 본다. 대형 민사 사건에서는 병행 사건 조율이나 전략 변경, 내부 업무 재배치 등을 이유로 재판 중간에도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처럼 이미 장기간 진행됐거나 비슷한 다른 사건들과 연결된 소송에서 반복적으로 기일이 변경돼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 피고 측이 재판 지연 부담을 온전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실제 민사소송 실무에서 기일변경신청이나 대리인 교체를 통해 일정이 늦춰지는 사례 자체는 존재하지만, 통상 피고 측이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시간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번 사건은 원고 측이 반복적으로 기일변경을 신청하거나 변론 직전 대리인단을 전면 교체하는 흐름이라 다소 이례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며 "이런 절차가 반복되면 본안 판단이 늦어질수록 피고 측에 압박 효과가 계속 유지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