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KBS2 휴먼정치드라마<어셈블리>가 국회의장에게 허가를 받아 최초로 국회 의원회관을 공개한다. 하지만 국회 내부에서는 보좌진들이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해 국회 사무처와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드라마 <정도전>으로 인기몰이를 한 정현민 작가의 차기작 휴먼정치드라마 <어셈블리>가 오는 7월 15일 방영된다. 정 작가는 여야를 넘나들며 10여년의 보좌진 생활을 한 정 작가는 탄탄한 정치 스토리와 함께 보좌진들 간 인맥을 자랑하고 있어 정치의 속살을 얼마나 들춰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휴먼정치드라마 <어셈블리>는 용접공 출신의 남자주인공이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출신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실을 모델로 했다. 정치인들의 생생한 에피소드와 국회의원들이 주인공이라는 점, 그리고 실제 의원회관 내부 등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요신문> 취재결과 촬영팀이 국회 사무처에 알린 촬영 장소는 의원 회관 로비와 검색대, 3층 신·구관 연결 통로와 외부 공간, 6층 외부 공간,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이 포함됐다. 본관은 1층 로비와 로텐더홀,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 휴게실 등이고 국회 도서관은 로비와 자료실, 사랑재 내외부 등도 촬영장소로 정해졌다.
사실 의원회관은 회의장이 모여있는 본청과 달리 의원들이 개별적인 사무실을 갖고 집무를 보는 ‘특수공간’에 가깝다. 국감 등에 따라 ‘보안’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원실들도 있다. 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들은 사무처의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곧 국정감사 준비 시즌이 시작되는데 곤욕스럽다는 입장도 있다. 그 시기에 보좌진들은 씻지도 못하고 주말 상관없이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많은데 드라마 촬영은 부담스럽다고 보는 것이다.
20년간 국회에서 일한 한 보좌관은 “허가 내용은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 지역 행사를 국회에서 하는 것도 사무처는 허락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공개적으로 촬영하는 것에 전체 의원과 보좌진의 의사를 묻지도 않았다. 일하는 개인 사무실을 협의 없이 사무처가 공개허가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여야 원내대표나 운영위원장, 나아가 보좌진 협회에 알려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보좌진들의 반발에 사무처 측은“일정이 다 잡히면 내용을 통보하려 했다”며 보좌진들에게 뒤늦게 장소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이민경 국회의장 부대변인은 “휴먼정치드라마가 국내에서 처음이고 국회가 상징성이 있는 곳인데 모두 세트로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는 요청으로 협조하기로 했다“며 ”휴먼드라마니 잘 만들어졌을 때는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국회 내부 반발에 대해서는 “아직 의원회관 촬영은 시작이 안 됐다. 300개의 의원실이 있으니까 다른 목소리들도 있을 것이다. 주로 7, 8월 비회기 주말을 이용해 촬영한다고 알고 있다. 주말에 나오는 보좌진들도 있을 테니 사무처에 협조 요청을 하라고 하겠다. 국회의장께서 사무총장에게 직원들에게 피해되지 않는 선에서 협조하라고 지시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