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한의원 마포점 김대현 원장
[일요신문]농사기구 중에 ‘키’라고 해서 곡식을 담고 위 아래로 까불러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구가 있다. 예전에는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싼 아이들이 키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옆집에 소금을 얻으러 다니는 풍습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오줌 싼 아이를 놀리거나 혼을 내 주었는데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도시에서 키를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이런 방법으로는 야뇨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다.
야뇨증이란 낮 동안에는 소변을 가리는데 문제가 없다가 밤에 잠들었을 때 소변을 가리지 못해 옷이나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것을 말한다. 대개 잠이 든 후 초반 3시간 이내에 나타나며, 간혹 REM수면과 동반해 소변을 보는 꿈을 꾸면서 실제로 오줌을 싸는 경우도 있다.
휴한의원네트워크(강남, 수원, 잠실, 부산, 목동, 안양, 노원, 대구, 마포, 대전, 인천, 천안, 부천, 창원, 일산) 마포점 김대현 원장은 “소아의 경우 가끔 소변을 못 가리는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매년 약 15%가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만 5세가 넘었는데도 밤마다 실수를 한다면 이는 배뇨반사를 조절하는 대뇌피질과 뇌간망상체의 미성숙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여 적합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1주일에 2회 이상 증상을 보이고,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기질적인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빠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혔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면 아이가 느끼는 불안 및 좌절감은 점점 커진다. 부모가 아무리 괜찮다고 용기를 북돋아도 아침에 자신의 실수를 확인할 때마다 아이의 마음에는 큰 상처가 남게 된다.
따라서 야뇨증이 오래 지속되면 아이의 성격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관계 발달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성장장애, 반항행동이나 품행장애 등 행동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김대현 원장은 “또한 야뇨증은 아동의 정서적인 면뿐만 아니라 ADHD, 우울증, 불안장애, 반항장애와 같은 다른 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특히 야뇨증이 있는 아동의 경우 ADHD 발생율이 정상 아동에 비해 3~5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와 동반된 야뇨증은 치료가 더 어렵기 때문에 ADHD의 동반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뇨증은 단지 소변만의 문제가 아니라 배뇨반사와 각성을 담당하는 뇌신경계와 관련된다. 따라서 만 5세 이후에도 자주 밤에 오줌을 싼다면 야뇨증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곳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온라인 뉴스1팀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