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5천짜리 포르셰가 차고에서 ‘가장 싼 거’
메이웨더가 자신의 SNS 올려놓은 ‘돈자랑’ 사진. 침대 위에 돈을 쌓아놓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스포츠, TV, 음악, 출판 분야 등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포브스>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메이웨더는 지난 1년 간 총 3억 달러(약 3300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2012년, 2013년, 2014년에 이어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그 뒤로는 지난 5월 메이웨더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1억 60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벌어들여 2위를 차지했으며, 호날두는 7960만 달러(약 900억 원)로 3위를, 그리고 타이거 우즈는 5060만 달러(약 570억 원)로 전체 9위를 차지했다. 메이웨더의 3억 달러 기록은 지난 2008년 우즈가 세웠던 세계 최고 기록인 1억 1500만 달러(약 1300억 원)를 가뿐히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번 돈을 메이웨더는 보란듯이 자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에게 겸손이란 두 글자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 노골적으로 대놓고 돈자랑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천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런 그의 행동이 사실은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부러 비호감으로 비쳐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현재 메이웨더의 순자산은 2억 8000만~3억 달러(약 3140억~33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1996년 프로 데뷔 이후 그가 링 위에서 벌어들인 돈은 4억 달러(약 4500억 원)에 달한다.
SNS에 올리는 사치스런 사진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현금 부자’인지를 잘 알 수 있다. 가령 돈다발을 쌓아놓은 사진은 지겨울 정도로 자주 올라오고 있으며, 도열한 수십 대의 슈퍼카 앞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보석을 주렁주렁 매달거나 혹은 명품 시계나 신발 컬렉션을 자랑스럽게 착용한 사진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쇼핑광인 메이웨더가 가장 좋아하는 쇼핑 목록 1호는 다름 아닌 ‘슈퍼카’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카들은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호화롭다. 페라리 458 스파이더 2대,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부가티 베이론 2대, 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트, 포르셰 911 터보S,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롤스로이스 팬텀, 벤틀리 뮬산 등 가치만 해도 총 555만 파운드(약 97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빠른 슈퍼카는 최고 시속 430㎞를 자랑하는 부가티 베이론이다. 가장 비싼 자동차 역시 부가티며, 가장 저렴한(?) 자동차는 포르셰 911로 15만 파운드(약 2억 5000만 원)다.
웬만한 서민들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할 슈퍼카이건만 메이웨이한테는 이마저도 시시한 모양. 한번은 부가티 세 대 가운데 100만 달러(약 11억 원)인 두 대를 가리켜 ‘저렴이’라고 불렀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었다. 나머지 한 대가 300만 달러(약 33억 원)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맞지만 일반적으로는 분명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이었다.
한 자동차 딜러의 말에 따르면 지난 18년 간 메이웨더가 사들인 자동차는 무려 100대가 넘으며, 이 가운데 롤스로이스만 16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현재 라스베이거스 저택에는 검정색 슈퍼카만, 그리고 마이애미 저택에는 흰색 슈퍼카만 보유하고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헷갈릴까봐”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메이웨더의 500억 원짜리 전용 제트기와 슈퍼카들.
저택 앞마당에 슈퍼카가 대기하고 있다면 뒷마당에는 개인 제트기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 ‘걸프스트림 5’인 이 제트기는 한 대에 4500만 달러(약 500억 원)를 호가하는 럭셔리 제트기로, 메이웨더가 장거리 여행을 할 때면 늘 이용하는 이동 수단이다.
멋 부리는 것을 좋아하는 메이웨더는 쇼핑 중독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옷과 보석을 사들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령 매년 사각 팬티를 사들이는 데만 6500달러(약 730만 원)를 지출하며, 한번 입은 팬티는 절대 다시 입는 일이 없다.
방 안에 또 방들이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드레스룸에는 최신 유행하는 명품옷들이 가득하며, 개봉도 하지 않은 신발 상자들은 천장 높이 탑처럼 쌓여 있다. 또한 선글라스만 따로 모아놓은 유리 진열장 안에는 수십 개의 선글라스가 반짝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글라스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메이웨더는 약 72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그는 도박을 할 때도 막대한 금액을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들의 로망인 시계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명품시계 컬렉션은 총 640만 달러(약 72억 원)에 달하며, 여기에 반지와 목걸이 등 보석류까지 합치면 그 가치는 1800만 달러(약 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헤픈 씀씀이가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올해 초 출간된 한 권의 폭로성 자서전을 통해서였다. 12년간 메이웨더의 최측근 비서로 일했던 타샤 로빈슨-화이트가 출간한 자서전 <챔피언의 오른팔>이 그것이었다.
패기 넘치는 젊은 운동선수에서 무패의 복싱 챔피언이 되기까지 메이웨더의 곁에서 그를 지켜봤던 화이트는 책에서 메이웨더가 겪어왔던 명암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화려하고 사치스런 생활에 대해서 공개하면서도 메이웨더가 얼마나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인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화이트에 따르면 훈련이 없는 날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잠을 잤던 메이웨더는 하루를 느지막히 시작하곤 했다. 그리고 일어나서는 옷을 고르고 몸을 치장하는 데만 두 시간을 할애했다. 일종의 결벽증을 갖고 있었던 메이웨더는 몸에 난 털 한 오라기도 용납하지 못했다. 때문에 매일 몸 전체를 깨끗이 면도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손톱과 발톱 손질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6주에 한 번씩 피부과를 찾아가 박피술을 비롯한 각종 시술을 받기도 했다.
결벽증 때문에 세균에 대한 공포심이 컸던 메이웨더는 매일 가정부를 시켜 집안 구석구석을 말끔히 청소했다. 어떤 날은 청소를 잘하는지 옆에 지켜서서 꼼꼼히 지켜보기도 했다. 슈퍼카만 세차하는 직원을 따로 고용했는가 하면, 살균하지 않은 차는 아예 타려고 하지 않았다. 화이트는 “세균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한지 레스토랑을 갈 때면 개인용 은식기 세트를 따로 갖고 다녔다. 금식기와 플래티넘 식기 세트도 마련되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후 4시 55분 몸치장이 끝난 후 메이웨더가 향하는 곳은 저택 인근의 거래 은행이었다. 현금만 쓰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그날 하루 쓸 돈을 찾기 위해서였다. 매일 평균 10만 달러(약 1억 원)를 현금으로 인출했던 메이웨더는 돈뭉치를 더플백에 넣어서 가지고 다녔다. 화이트는 “메이웨더는 신용카드를 싫어했다. 때문에 늘 막대한 금액의 현금을 지니고 다녔다”라면서 “그는 늘 커다란 더플백을 들고 다녔는데 그의 측근들은 이 더플백을 가리켜 ‘임신한 더플백’이라고 불렀다. 늘 돈으로 가득 차서 배가 볼록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찾은 현금은 주로 쇼핑을 하는 데 썼다. 주기적으로 명품 백화점을 드나들었던 메이웨더는 가는 곳마다 명품옷과 보석을 싹쓸이 했으며, 한 번 쇼핑을 나갔다 하면 3만 5000달러(약 4000만 원)는 기본으로 쓰고 왔다. 때로는 보디가드를 비롯한 직원들의 옷까지 몽땅 사주기도 했다.
이렇게 돈을 물 쓰듯 하니 그의 드레스룸은 60일마다 주기적으로 물갈이 되곤 했다. 직원들을 시켜 옷장을 싹 비운 후 새로 산 옷들로 다시 채워 넣길 반복했으며, 이런 까닭에 한 번 입고 버려지는 옷들이 부지기수였다. 신발도 마찬가지였다. 신발광이기도 한 메이웨더의 신발장에는 늘 새로 구입한 신발 박스가 가득 쌓여 있었다. 새벽 1시에 신발을 사러 나가서 열두 켤레를 무더기로 사온 적도 있었다. 한 번 신은 신발은 절대 다시 신는 법이 없었던 메이웨더는 자그마한 흠집이라도 생기면 바로 갖다 버리곤 했다. 화이트는 “한번은 상자에서 막 꺼낸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신고 쇼핑을 나갔다. 아디다스 샵으로 가서는 신고 있는 것과 똑같은 스니커즈를 한 켤레 더 사서는 가게 점원에게 선물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호텔로 돌아갈 때 신을 다른 신발이 필요해’”라고 말했다.
통큰 씀씀이를 자랑했던 메이웨더는 직원들에게도 인심이 후했다. 1등석 비행기 티켓을 끊어주거나 롤렉스 시계나 벤츠 승용차를 선물하는 일도 많았다. 화이트 역시 메이웨더에게 명품옷, 보석, 카르티에 손목시계 등을 선물 받았다.
이렇게 관대하긴 했지만 직원들에게 월급을 규칙적으로 주지 않아 애를 태우기도 했다고 화이트는 말했다. 월급을 제때 주지 않아 불평하는 직원들에게 메이웨더는 “내가 롤렉스 시계를 사줬잖아. 안 그래?”라고 말하기도 했다. 화이트는 “월급이 언제 나오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바람이 남쪽으로 불거나 메이웨더의 기분이 좋거나 할 경우에만 월급이 나왔다”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불규칙한 월급 통장보다 직원들이 더 걱정했던 것은 바로 그의 도박 습관이었다. 주기적으로 도박을 했던 메이웨더는 막대한 금액을 걸곤 했다. 주로 스포츠 도박을 했던 그는 미식축구나 농구 경기에 최소 4만 달러(약 4500만 원)씩을 걸었다. 한번은 NBA 플레이오프 경기에 무려 590만 달러(약 66억 원)를 걸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도박뿐만 아니라 여자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소문난 메이웨더는 주로 매춘부들을 고용해서 난잡한 파티를 벌였다.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갈 때면 늘 최소 세 명의 매춘부들을 대동하고 다녔으며, 대개는 스트립클럽에서 고용한 스트리퍼들이었다.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문 닫은 스트립클럽을 통째로 빌려서 ‘옷벗기’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었다. 미 전역에서 고용한 수십 명의 스트리퍼들이 대회에 참가했으며, 당시 메이웨더가 내건 우승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 원)에 달했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고조되자 메이웨더는 우승 상금 전액을 발코니에서 뿌려댔으며, 이에 스트립클럽은 무릎을 꿇고 돈을 줍는 스트리퍼들로 난장판이 됐었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파리 떼가 꼬이게 마련. 최악의 사건은 2008년 연이어 터졌다. 당시 그는 ‘쓰리콤마 조’라고 알려진 사기꾼에게 속아 1500만 달러(약 170억 원)를 한 번에 날려 버렸다. 당시 사기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투자했던 메이웨더는 결국 1500만 달러 가운데 한 푼도 되찾지 못한 채 당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몇 주 후에는 라스베이거스 저택에 도둑이 침입해 700만 달러(약 79억 원) 상당의 보석을 훔쳐갔는가 하면, 미 국세청에 의해 620만 달러(약 70억 원)의 체납 세금을 징수당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2007년 은퇴를 선언했던 메이웨더는 7개월 만인 2008년 돌연 링으로 컴백했으며, 현재까지 선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항간에서는 그가 너무 쉽게 돈을 번다고 비난하지만 결코 거저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 메이웨더는 혹독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의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시작할 정도로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또한 그가 이렇게 돈에 집착하는 것이 어린 시절 뼈아프게 가난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관련, 메이웨더는 “나는 어릴 때 무척 가난했다. 우리 가족들에게는 정말 힘든 시절이었다. 그때 나는 내 자신에게 약속했었다. 내가 성공하면 가난을 돈으로 바꾸겠다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1996년 프로에 데뷔한 후 무패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메이웨더는 오는 9월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과연 그가 무패 행진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씀씀이 논란을 떠나 복싱계의 레전드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메이웨더 파산 우려 까닭 이렇게 써대면 5년 안에 ‘거덜’ 사실 그의 재정 상태가 불안하다는 의혹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파산 신청을 하기 위해 변호사와 상담을 했다는 소문도 들려왔으며, 매년 7500만 달러(약 840억 원)의 현금을 지출해댄 그가 결국 현금이 부족해져 부동산을 처분하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거액의 세금을 체납하는 일이 빈번해 늘 국세청으로부터 독촉을 당하는 일도 잦았다. 억만장자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메이웨더는 2001년, 2003년, 2005년, 2006년 각각 세금을 체납한 적이 있으며, 2008년에는 급기야 국세청이 610만 달러(약 69억 원)의 체납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차압에 들어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서도 메이웨더는 당당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은퇴 후에는 뉴욕에 부동산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LA에서 영화사를 인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라면서 “나는 지난 수년간 다양한 분야에 현명하게 투자를 해왔다. 나는 결코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