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그 베르니아예프·이고르 라디빌로프·파비안 함뷔엔
남자 기계체조 세계랭킹 1위 - 올레그 베르니아예프.
◇남자 기계체조 세계랭킹 1위 - 올레그 베르니아예프
우크라이나 파워의 선두주자 올레그 베르니아예프가 함께한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이번 기계체조 남자 단체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베르니아예프는 개인 종합전에서 세계랭킹 1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개인종합 총 92.075점을 기록하며 1위를 거머쥐었고, 개별 종목전에서는 철봉을 제외한 마루와 링, 도마, 안마, 평행봉 등 5개 세부 종목에 도전한다. 이번 U대회가 벌써 3번째 출전이라는 그에게 유니버시아드의 메달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올레그 베르니아예프와 유니버시아드와의 인연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베르니아예프의 체조 실력이 대단했던 것은 아니었다. 2011년 센젠 유니버시아드 당시 그는 도마 부문 7위를 기록했고, 다른 종목에서도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종합 11위에 머물며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베르니아예프는 한 인터뷰에서 챔피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운동선수에게 주어진 최고의 자질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근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처럼 우크라이나의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서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그는 2013년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평행봉 3위 그리고 남자종합 3위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카잔 유니버시아드를 기점으로 그는 각종 대회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중국 난닝에서 열린 체조 세계선수권대회였다. 특히 평행봉 종목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베르니아예프는 이 대회에서 평행봉 부문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해당 종목에서 16점을 넘은 유일한 선수로 세계에 얼굴 도장을 찍었다
당시 베르니아예프의 평행봉 루틴은 고난도 기술로 구성되었고, 그는 모든 기술을 유연하게 소화하며 동작과 동작 사이의 연결을 안정적으로 연기해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그는 평행봉 종목에서 꾸준히 1위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 난닝 체조 세계선수권대회, 2014년 소피아 유럽 선수권대회, 그리고 2015년 체조 아메리칸컵-월드컵 등 이름있는 세계 대회와 유럽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의 세계적인 평행봉 실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베르니아예프는 평행봉뿐만 아니라 도마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2014 소피아 유럽 선수권대회 도마 부문 3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6월에 아르젠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1회 유러피안 게임에서는 도마 1위와 개인 종합 1위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Dragulescu piked’ 기술(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몸을 접어 2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은 그의 주특기로 알려져 있다.
이후 베르니아예프는 올해 미국 달라스에서 열린 체조 아메리칸컵-월드컵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 내 다른 대회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 이후 지난 2년 동안 각종 대회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으며 세계 체조 챔피언으로 거듭난 그가 광주U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력에 또 어떤 색깔의 메달을 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도마의 달인 – 이고르 라디빌로프
◇우크라이나 도마의 달인 – 이고르 라디빌로프
올레그 베르니아예프가 평행봉 종목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던 2014년 중국 난닝 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크라이나에게 또 하나의 은빛 메달을 더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가 있었다.
당시 도마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우크라이나의 양학선으로 불렸던 이고르 라디빌로프다.
1992년생인 라디빌로프는 올레그 베르니아예프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체조 선수다. 양학선이 도마 종목에서 체조 사상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같은 종목인 도마의 동메달을 차지했다.
강인해 보이는 턱과 어깨가 인상적인 라디빌로프는 도마 종목이 특기로 이후 2012 몽펠리에 유럽 챔피언십에서는 도마 종목의 은메달을 따며 메달 색깔을 바꾸었고, 2013 모스크바 유럽 챔피언십 대회에서는 링 종목에서 금메달을 기어이 거머쥐었다.
또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는 단체전 은메달과 도마, 링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4 소피아 유럽 챔피언십에서 단체전 동메달과 도마 종목의 은메달을 획득했다.
도마 종목이 특기인 라디빌로프는 2015 몽펠리에 유럽챔피언십에서도 도마 은메달을 따냈고, 바로 지난 달 열린 제1회 바큐 유러피안 게임에서는 올레그와 함께 출전해서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도 라디빌로프는 단체전 동메달을 이미 획득했고, 가장 자신있는 개별 종목으로 도마와 링 부문에 출전한다.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재기를 꿈꾸는 독일 선수- 파비안 함뷔엔.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재기를 꿈꾸는 독일 선수- 파비안 함뷔엔
독일의 수퍼스타 파비안 함뷔엔은 독일에서 가장 성공한 체조 선수로 꼽힌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인 철봉에서 세계 챔피언과 유럽 챔피언을 세 번이나 했고, 올림픽 메달도 2008년과 2012년 두 번이나 땄다.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첫 대회였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출전을 시작으로 10년이 넘게 체조선수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7년생인 함뷔엔은 스포츠 집안에서 태어났다. 기계체조를 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함뷔엔 역시 일찍부터 기계 체조를 시작했다. 12살 때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했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17세의 나이로 가장 어린 독일 선수로 개인 7위 팀 8위라는 결과를 냈다. 아버지인 울프강 함뷔엔이 아들의 코치로 훈련한 때도 있었다.
현재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개의 메달을, 유러피언 선수권대회에서 11개의 메달을 딴 전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왼쪽 발목의 인대 파열 때문에 참여할 수 없었다. 2010 로테르담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여하여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땄지만
2011년 훈련 중 또 아킬레스건이 찢어져 강제로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 이후 함뷔엔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철봉 은메달을, 2013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도 은메달을 수상했다. 2013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마루 은메달과 개인 종합 2위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독감에 걸려 시즌을 일찍 시작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에 열린 2015 제 1회 바쿠 유러피언 게임에서는 마루 은메달과 철봉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실수 없이 좋은 경쟁을 하고 즐기는 것이 목표라는 함뷔엔은 기계체조 단체전에서는 12위에 그쳤지만, 개별 종목에서는 특기인 철봉과 마루 부문의 금메달을 향해 재기의 도전장을 던진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