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에 용산 대통령실 있다’ 주장…행정소송 이기고 정권 바뀌었지만 여전히 업무배제

김 씨는 윤석열 정부 시절이던 2022년 하반기 한국은행 파견 근무 중 두 권의 한국 거시경제 분석서를 저술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4번의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과 한국의 8번 경기침체 및 경기둔화 역사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기업과 개인의 리스크관리 등 대응방안을 제시한 책이었다.
책 내용을 소개하고 한국 경제를 진단하기 위해 뉴스 방송과 유튜브 방송에도 출연했다. 김 씨는 방송에서 “2022년 3월부터 시작된 미 연준 금리인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사적 통계인 약 39개월 이후인 2025년 하반기가 돼야 본격적인 글로벌 경제의 회복단계로 진입한다”며 “이 기간 동안 기업, 개인들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비효율적인 부분은 개선해 향후 경기회복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김 씨 책 내용이 좋다고 판단해 300권을 구매, 직원들에게 나누어 함께 읽도록 하기도 했다.

‘저서가 있는 공직자 모임(저공회)’ 측에 따르면 “공무원 저술활동은 포상과 인사 가점 사항으로, 저술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징계에 불복,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3년 동안 진행된 법정공방 끝에 1심·항소심·상고심 모두 징계취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금융위는 다른 징계사유로 ‘보복성’ 재징계 절차를 진행했지만, 2025년 12월 중앙징계위는 ‘불문경고’로 추가 징계 없이 사건을 최종 종결했다.
김 씨의 징계 배후에 윤석열 정부 용산 대통령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징계 취소 이후 금융위의 당시 감사과 관계자를 만났다. 추궁을 하니 ‘징계가 용산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진행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내용을 말하자 대통령실이 징계를 통해 공무원의 ‘입틀막’을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금융위에 보직 복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권이 바뀌고 금융위원장이 바뀌었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에 무리하게 징계를 추진했던 당시 담당자들의 책임문제가 있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 당시 담당자들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으니, 징계가 취소됐어도 보직을 정상화 시키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고 유추했다.
이어 김 씨는 “공무원의 연구·저술 활동 보장, 정책 전문성에 대한 소신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싸웠던 것”이라며 “새로운 정부에서 나의 금융정책 경험과 금융AI, 리스크관리, 거시경제 분석 등 전문성을 국가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을 부여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 씨 문제에 대해 금융위 인사 관련자는 “내부 직원의 개별 인사 사유를 답변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