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진흙탕 싸움 ‘개봉박두’
2016년 미국 대선 유력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과 공화당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상대방을 공격할 ‘약점’들을 수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EPA/연합뉴스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앞으로 클린턴과 부시 양측이 흑색선전에 쏟아부을 금액만 무려 5억 달러(약 5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명한 정치 전문가인 로버트 머로우는 “나는 클린턴과 부시 둘 모두를 싫어한다. 하지만 부시 가문, 특히 젭 부시 가족도 클린턴 가문 버금가는 ‘범죄자 집안’이다. 이번 대선은 역대 미 대선 가운데 최악의 대선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먼저 클린턴 측이 꼽고 있는 부시 가문의 약점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마약과 관련된 의혹이 그것이다. 요컨대 지난 80년대 플로리다주 공화당 의장이었던 젭 부시와 당시 부통령이었던 그의 부친인 조지 H.W. 부시가 플로리다의 거대 마약 밀매조직과 은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은 전직 연방요원이었던 로드니 스티치의 저서 <드러깅 아메리카: 트로이 목마>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마약 밀매단에 잠복근무했던 FBI 요원인 달린 노빙어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이 책에서 스티치는 “부시 부자는 당시 플로리다의 마약 밀매조직 우두머리였던 레이몬드와 윌리엄 스맷 형제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수차례 약물중독 치료를 받은 젭 부시의 딸 노엘. 오른쪽 사진은 조지 H. W. 부시, 조지 W. 부시, 젭 부시(왼쪽부터).
잠복근무를 하면서 스맷 형제를 비롯한 마약 조직원들과 대화를 나누었던 노빙어는 “하루는 맨션에서 미국의 사법제도와 백악관이 얼마나 부패했는지에 대해서 조직원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돈으로 정의를 살 수 있다고 말하면서 돈이 없으면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이애미의 공화당 간부들에게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바쳤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당시 젭 부시는 플로리다주 공화당 의장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노빙어는 “그때 들었던 이야기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라면서 “스맷 형제는 젭 부시에게 뒷돈을 대주면서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정치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돈을 요구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 넌덜머리가 난다면서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었다.
노빙어는 이들이 부시 부자에게 매춘부를 알선해주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노빙어는 책에서 “스맷 형제와 그의 가족들은 젭 부시와 조지 H.W. 부시가 마이애미를 방문했을 당시 매춘부를 알선해 주었다. 그리고 각각을 위해 코카인을 준비했으며, 워싱턴의 부시 참모들에게도 코카인을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도무지 믿지 못하는 노빙어에게 스맷 형제는 책상 서랍에서 젭 부시와 조지 H.W. 부시와 주고받은 친필 서한과 사진, 그리고 수표를 보여주었다. 이 증거물을 두 눈으로 본 노빙어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스맷 형제는 “부통령과 그의 아들인 젭 부시가 나의 마이애미 저택에서 함께 코카인을 복용하기도 했었다”라는 충격적인 발언도 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책의 저자인 스티치는 “젭 부시의 부정행위를 증명하기 위해서 아마도 클린턴 진영에서 내 책을 꼼꼼히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책에는 매우 충격적인 폭로들이 가득 담겨 있다. 부시 가문을 영원히 몰락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
클린턴 측이 주목하고 있는 부시의 두 번째 약점은 다름 아닌 ‘불륜’ 의혹이다.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눌 정도로 멕시코 출신의 아내인 콜럼바와 끈끈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 부시가 사실은 외도를 저질러왔다는 것이다. 때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시는 <플레이보이> ‘버니걸’ 출신의 변호사인 신시아 헨더슨과 지나치게 가깝게 지내면서 주위의 의혹을 산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9년 법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헨더슨은 플로리다 주지사였던 부시의 특혜로 정부 고위직에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쥔 바 있다. 정부의 업무 규정을 감독하는 주무장관직에 임명됐던 헨더슨은 하지만 윤리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여러 차례 저지르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시는 헨더슨을 해고하지 않았으며, 대신 하위직으로 강등 조치하는 데 그치면서 다시 한번 의심을 샀다. 급기야 2001년에는 부시와 헨더슨의 불륜을 의심하는 언론 보도가 등장했다. 당시 부시는 “명백한 거짓말이다”라면서 둘의 관계를 극구 부인한 바 있다.
셋째, 아내의 낭비벽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보석과 옷을 구입하는 데 돈을 펑펑 쓰다가 몇 차례 구설에 올랐던 콜럼바는 특히 지난 1995~2009년까지 9만 달러(약 1억 원) 상당의 보석과 시계를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루에 약 4만 2000달러(약 4800만 원) 상당의 보석을 한꺼번에 구입한 적도 있었다. 게다가 보석 대금을 결제하기 위해서 다섯 차례에 걸쳐 대출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그런가 하면 1999년에는 파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콜럼바가 세관에 허위 신고를 했다가 적발되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세관에 500달러(약 56만 원)만 신고했던 콜럼바는 사실 옷과 보석 등 2만 4300달러(약 27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4100달러(약 46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넷째, 말썽 많은 세 자녀들도 걸림돌이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 부시는 늘 자식들 때문에 골치를 썩어왔다.
딸인 노엘 부시는 약물 중독으로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었다. 2002년 1월, 신경안정제인 ‘자낙스’를 불법으로 구입하려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는가 하면, 같은 해 7월에는 재활원에서 약물중독 치료를 받던 중 다시 약물을 훔쳐 적발되기도 했었다. 2개월 후에는 신발 속에 0.2g의 코카인을 숨기고 있다가 재활원 직원에 의해 고발당해 결국 법정에 서고 말았다. 당시 부시는 “주지사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말하건대 딸은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장남인 젭 주니어 부시는 미성년 신분으로 카섹스를 벌이다 적발됐다. 지난 2000년, 당시 16세였던 젭 주니어 부시는 밤 10시 한 쇼핑몰 주차장에 지프차를 세워두고 미성년 여자친구와 카섹스를 벌이다가 경비원에게 발각됐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는 텍사스의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었다.
차남인 조지 P. 부시는 1994년 새벽 4시에 전 여친의 집에 무단 침입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된 바 있다. 결국 세 남매가 모두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클린턴의 약점들로는 무엇이 있을까. 부시 측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첫째, 클린턴 재단의 수상한 기금 운용이다. 부시의 한 측근은 “클린턴 부부는 자신들이 법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클린턴 재단의 비밀에 대해 파헤친 신간인 <클린턴 캐시>를 통해 클린턴 부부의 비리를 폭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지금까지 클린턴 재단의 기금을 둘러싼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2008년 기부자 명단을 공개했을 때도 그랬다. 총 20만 5000명이었던 명단에는 언뜻 보기에 수상한 기부자들도 있었다.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 시절 미국의 외교 정책과 관련된 외국의 기업과 정부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클린턴 캐시>의 저자인 피터 슈바이처는 외국 기업들이 클린턴 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혹은 빌 클린턴에게 고액 강연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으로부터 어떤 특혜를 받았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가령 인도의 한 정치인은 본인의 전 재산과 맞먹는 500만 달러(약 56억 원)를 선뜻 기부했는데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의심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클린턴 부부가 재단 기금을 유용했을 수도 있다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2001~2014년까지 모금된 약 20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 가운데 특히 2002~2013년 사이 재단이 여행 경비로만 무려 7000만 달러(약 8억 원)를 지출한 것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부시 측 관계자는 “이 책은 클린턴 부부의 부패가 묻힌 광맥과도 같다. 부시 캠프는 앞으로 이 책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빈스 포스터의 죽음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1993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포스터는 생전에 클린턴 부부와 막역한 사이였다. 특히 클린턴과는 로즈 법률사무소 재직 시절 절친한 동료였으며, 백악관에서는 영부인이었던 클린턴의 개인 변호인 겸 법률 고문으로 일한 바 있다.
하지만 포스터는 백악관에 입성한 지 4개월 만에 돌연 권총으로 자살하면서 워싱턴 정가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당시 수사는 자살로 종결됐지만 이상한 구석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권총에 지문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점과 현장에서 탄피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 그랬다. 이런 까닭에 아직도 그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타살됐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타살 이유에 대해서는 그가 클린턴의 정치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비밀을 폭로하려 했거나 클린턴의 내연남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있다.
클린턴 부부의 치명적인 약점인 ‘지퍼게이트’를 다시금 끌어낼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스캔들 당사자인 모니카 르윈스키를 포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점쳤다. 부시의 한 측근은 만일 르윈스키가 알아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을 추가로 폭로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르윈스키를 부시 진영에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대단한 성과다. 특히 빌 클린턴이 르윈스키에게 혹시 털어놓았을 수도 있는 아내의 비밀스런 성생활에 대해서 폭로한다면 말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클린턴의 건강 상태도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미 칠순을 바라보는 고령의 클린턴이 백악관에서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2년 한 차례 의식을 잃고 졸도했던 경험이 있는 클린턴에 대해 부시의 한 측근은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건강 문제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려 할 것이다. 반면 젭 부시는 야생마처럼 팔팔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힐러리가 멘토 삼을 만한 고령의 파워 우먼들 ‘프라다’ ‘프라다’ 키운 주인공 - ‘호세프’ 남미 첫 여성 대통령 ‘내 나이가 어때서.’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고령의 힐러리 클린턴이 귀감으로 삼을 만한 파워 우먼들로는 누가 있을까. 만일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2017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할 때 나이는 69세가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역대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될 전망. 현재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된 인물은 로널드 레이건이었으며, 당시 나이는 70세였다. 하지만 클린턴 외에도 이미 나이를 잊은 듯 각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들은 많다. 칠순을 바라보고 있거나 이미 훌쩍 넘은 파워 우먼들을 살펴봤다. △ 안나 윈투어(65) 패션업계의 거물이다. 미국 <보그>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포스를 내뿜고 있는 윈투어는 패션쇼가 열릴 때면 늘 앞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존재감을 드러낸다. 베컴 부부, 로저 페더러, 케이트 모스 등과 절친한 사이로 마당발이기도 하다. 2년 전 다국적 출판 기업인 ‘콩데나스트 미디어’의 아트 디렉터로 임명됐다. △ 주디 덴치(80) 영국 출신의 배우로 60년 간 배우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우리에게는 007 시리즈의 ‘M’ 역할로 낯익다. 현재 시력이 약화돼 혼자서는 여행을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됐지만 그럼에도 은퇴하지 않고 꿋꿋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작은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이다. △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68)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다. 전 세계에 85개의 숍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미 패션디자인협회(CFDA)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DVF 어워즈’를 주관하면서 매년 강인하고 용기 있는 여성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6년 대선 캠페인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후원하고 있다. △ 미우치아 프라다(65) 미우치아 프라다, 지우마 호세프. △ 지우마 호세프(67) 브라질 및 남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2010년 당선된 후 2014년 재선에 성공해 현재 두 번째 임기를 맡고 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