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결국 모두 현실로…
▲ 오현경 | ||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오현경과 설경구의 이혼 역시 마찬가지. 지난 1년 동안 끊이지 않고 피어오르던 이들 두 연예인의 이혼 관련 소문이 비슷한 시기에 사실이 되어버렸다. 이들 두 연예인의 이혼에 숨겨진 뒷얘기들을 들여다봤다.
상상도 못한 남편 과거 알고 충격
오현경이 이혼설에 처음 휩싸인 것은 지난 2004년 10월경이었다. 남편 홍승표 씨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 단순히 남편의 구속만으로 이혼설이 나돈 것은 아니다. 홍 씨가 오현경 부모의 집을 담보로 돈을 끌어 썼고 오현경 이름으로 차명 주식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더해졌기 때문. 물론 홍 씨가 구속되기 전까지 오현경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부부 사이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오현경의 이혼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연예계에 나돈 것이다.
당시 이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접근한 기자에게 오현경은 “나는 남편을 믿는다. 하루빨리 출소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당시 그는 거의 매일 홍 씨를 면회 갈 정도로 남편에 대한 믿음이 두터웠던 것으로 보인다. 남편 옥바라지를 하며 가정을 이끌어가야 했던 오현경은 후배와 함께 골프 관련 사업까지 시작했다. 홍 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딸에 대한 사랑도 남달랐다.
이렇게 실체 없이 주변 상황에 의해 부풀려진 소문 정도로 보이던 이혼설이 지난 6월 말 ‘사실’이 되고 말았다. 남편을 면회 간 자리에서 오현경이 먼저 이혼 얘기를 꺼냈고 홍 씨 역시 이에 동의해 합의 이혼한 것. 본인뿐만 아닌 부모에게도 재산상 피해를 입힌 상황까지 이해하며 남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지켜온 그가 이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결정적인 계기는 홍 씨와 결혼한 이후 ‘오상지’로 개명했던 오현경이 최근 다시 본명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명신청을 위해 뗀 호적에 홍 씨는 이미 두 번이나 이혼한 상태였고 그 과정에서 두 명의 아이가 있었던 것. 남편을 믿었기에 혼인신고, 개명 신청 등을 모두 홍 씨가 도맡아 오현경은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결혼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오현경은 이혼을 결심하고 말았다. 하지만 여전히 남편에 대한 사랑은 끝나지 않은 듯. 오현경 측이 언론에 공개한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오현경이 남편에 대한 사랑과 가정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했음을 알 수 있다.
홍 씨와 합의이혼을 마무리한 직후 오현경은 딸과 함께 양어머니가 있는 뉴욕으로 떠났다. ‘O양 비디오’ 파문이 불거졌을 당시 뉴욕에 유학 중이던 오현경은 그곳에서 너무나 힘겨운 나날을 보냈었다.
홍 씨와의 결혼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꿨던 오현경은 이번 이혼으로 또 다시 무거운 마음을 안고 뉴욕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뉴욕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오현경이 하루 빨리 상처를 털어내고 밝은 모습을 되찾아 귀국하길 기대한다.
▲ 설경구 | ||
영화배우 설경구를 둘러싼 이혼설 역시 최근 ‘사실’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돌기 시작한 설경구 이혼설은 올해 초 절정에 다다랐다. 이에 설경구는 별거 사실을 인정하며 이혼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당시 별거를 ‘결혼 생활을 수년간 지속하다 보면 겪는 위기’라고 설명한 설경구는 “위기를 원한하게 극복하기 위해 잠시 떨어져 지내는 것일 뿐”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결국 위기를 원만하게 극복하지 못한 채 이혼에 다다른 것이다.
연극배우 시절이던 지난 96년 설경구는 부인 안 아무개 씨와 결혼했다. 대학로 연극판에서 함께 활동하던 선배 배우 안내상(본명 안태건)의 여동생인 안 씨에게 한눈에 반한 설경구는 집요한 구애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이후 설경구와 안내상은 모두 충무로로 활동 무대를 옮겨 한 사람은 영화계를 대표하는 톱스타로, 또 한 명은 탄탄한 연기력의 개성파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영화 <오아시스>에서 형제로 출연했던 안내상과 설경구가 실은 매제 처남 사이였던 것이다.
대학로에서 시작된 설경구 부부의 사랑은 충무로 입성 이후 서서히 냉각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공의 적> <오아시스> <광복절특사>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맞이한 2002년 부인 안 씨가 외동딸과 함께 캐나다로 떠나면서 별거가 시작됐다. 하지만 일종의 기러기 아빠 정도로 여겨졌을 뿐, 당시에는 별 다른 소문이 없었다.
본격적인 이혼설이 나돈 것은 1년 전 쯤 부인 안 씨가 딸과 함께 귀국한 뒤부터였다. 귀국 이후에도 이들 부부가 함께 지내지 않아 별거중이라는 소문이 나돈 것. 이런 소문에 대해 “계속되는 지방 촬영으로 자주 집에 들르지 못할 뿐”이라고 이혼설을 부인하던 설경구는 결국 올 1월 별거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내상은 “두 사람을 소개해준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지만 부부 문제인 만큼 본인들에게 맡겨두고 있다”면서 “불화가 더 심해지면 헤어질 수도 있겠지만 성숙한 사람들이니까 현명한 판단을 내려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 얘기했었다. 그러나 결국 이들 두 사람은 재결합에 실패해 지난 7월 초 이혼에 합의했다. 외동딸에 대한 양육권은 부인 안 씨가 갖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설경구를 둘러싼 소문은 이혼 사실이 공개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이들 부부 사이가 4년여의 별거 끝에 이혼을 결정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기 때문. 게다가 무명 시절부터 절친했고 이제는 충무로 영화판에서 함께 활동 중인 안내상과 설경구의 관계도 이번 이혼으로 불편해질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영화인들도 있다. 여하튼 설경구의 이혼 소식에 대한 후유증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