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받을 용기’로 자유로운 개인,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개인이 되어라
■ 욕망에 직면하기
욕망은 단순히 결핍된 것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먹고 자고 섹스하는 행위를 통해 후손을 이어가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이를 다른 말로 생존하기 위한 본능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남보다 더’ 매력적인 존재가 되고 싶은 욕망을 발전 시켜 왔다. 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고, 더 매력적인 배우자를 갖고 싶고, 더 높은 지위를 갈구하는 욕망을 개발 시켜 왔다.
그리하여 오늘날 세계 어디서나 빈곤의 문제는 단순히 절대 빈곤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 빈곤의 문제이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실시하는 인사관리의 주된 방향도 절대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평가의 문제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공정한 방법으로 순위를 매기고, 객관적 지표를 개발하여 국가간 기업간 조직간 랭킹을 정하는 것이 좋은가가 이슈가 되어 왔다.
처음에 단순히 생존을 위한 욕구 채우기도 급급했던 인간들에게 이제는 ‘남보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욕망의 세계로 진입하고 나서, 욕망은 우리 삶 그 자체가 되어 버렸다.
■ 불완전함에 직면하기
누구나 고백해야 할 욕망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을 갖기는 쉽지 않다’는 것. 그것이 식욕, 수면욕, 성욕과 같은 본능적인 것이든 사랑, 인정, 자기실현, 친화, 권력, 성취와 같은 사회적인 것이든 ‘남과 비교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한, 그 욕망은 항상 불완전하다.
문제는 욕망 자체가 잘못은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은 ‘남보다 더’ 나은 것을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고, 그것 때문에 세상은 끝없이 발전해 왔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의 욕망을 때로는 대 놓고 때로는 은밀하게 부추기는 시스템이기도 한다. 시스템이나 제도 속에 있는 한 개인이 이 거대한 욕망 체계 속에서 무력함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오히려 개인은 자신들이 원하는 욕망들을 다 가지기에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고백하고, 그 불완전함에 맞서기 위한 전략들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것처럼 ‘자기 기만’도 하지 말고, 스스로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처럼 ‘희망 고문’에 놀아 나지도 말아야 한다. 즉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면(Confrontation)’ 해야 한다.
■ 자신에게 직면하기
그러면, 욕망의 긍정적 측면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자유로운 개인이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유롭다는 것은 방종하는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에 솔직해 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이다. 누군가가 심어준 생각과 가치관, 선입견과 고정관념, 일반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상식이나 남의 눈치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둘째,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개인이 되는 것이다. 공동체란 크기와 기능에 관계없이 자신의 삶의 터전이다. 그 터전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선 양보하고 협력하여 잘 어울려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공동체 전체의 발전을 위해 도전, 변화, 혁신에 앞장 서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요즘 거대집단 내에서 무기력한 좀비로 전락하여 자신의 욕망을 의식하지도 추구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자유로운 개인, 그러면서도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개인이 많은 집단이나 조직은 건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유로운 개인,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개인이 되려면 의외로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일본의 철학자 고가 후미타케(古賀史健)는 말한다. 때로는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글_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