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사 만류 불구, 결심 굳힌 듯
▲새정치민주연합 내 옛 동교동 핵심인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탈당을 선언하는 등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박 전 지사의 탈당이 비노 진영의 연쇄 탈당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
[일요신문] 새정치민주연합 내 옛 동교동 핵심인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탈당을 선언하는 등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박 전 지사의 탈당이 비노 진영의 연쇄 탈당과 신당 창당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박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은 이미 사망 선고“라고 말했다.
그는 ”당의 혁신 작업이 이대로는 안 된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도 신당 창당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지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낸 구(舊)민주계 인사로 2004년부터 내리 전남지사 3선에 당선된 호남 중진 정치인이다. 2012년에는 전남지사 재직 중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 새정치연합 정대철 상임고문, 박주선 의원, 정균환 전 의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 등과 만찬회동을 했다. 이들은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현재 문재인 대표 체제로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출신 한 의원은 ”박 지사가 전날 탈당 이야기를 하길래 다시 생각을 해보라고 했으나 이미 결심을 굳혔더라“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박 전 지사는 친노세력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호남에서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데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지사가 탈당 기자회견을 연 날짜에도 관심이 모인다. 2007년 당시 통합민주당의 ‘대통합파’ 8명(김영진·김효석·박광태·신중식·이낙연·정균환·채일병)이 기자회견을 열어 ‘제3지대 대통합 신당 창당’을 결의한 날이 바로 7월16일이다.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의 7·16 기자회견이 있은 뒤 열린우리당과 대통합파가 함께 모인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됐다.
박 전 지사의 탈당을 두고 신당 창단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당행의 경우 천정배 신당보다는 중도 전국정당 추진 세력과 힘을 모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특히 당 내부에서는 이번 탈당을 놓고 비주류의 연쇄 탈당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주선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 방송에서 ”새정치연합 혁신위의 활동에 대해 기대가 많이 줄어들면서 비노계 의원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며 ”8월이면 비노계 의원 중심으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신당론에 불을 지폈다.
한편 지난 9일 새정치연합 당직자 출신 인사들과 당원 50여명이 집단 탈당하기도 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