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판사 김수정)은 홍 아무개 씨가 아들 정 아무개 군을 숨진 남편의 친자로 인정해달라며 낸 인지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남편 정 아무개 씨와 홍 씨는 지난 2009년 결혼해 아이를 원했으나 불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의학의 도움을 빌려 2011년 시험관 아기 시술로 첫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아이를 출산한 후 남편 정 씨가 곧 위암에 걸렸다. 정 씨는 투병 중에도 둘째 아이를 간절히 원했다. 이에 그는 두 번째 시험관 시술을 위해 서울 한 병원에 정액을 냉동해 뒀다. 그로부터 1년 뒤 정 씨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에 홍 씨는 남편이 생전 원했던 둘째 아이를 혼자서라도 낳아 기르기로 마음먹었고, 냉동 보관된 남편의 정자를 해동해 시험관 시술로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문제는 둘째 아이의 출생신고 과정에서 담당 관청이 남편 정 씨가 숨지고 나서 아이를 가졌으므로, 정 씨를 친부로 등록할 수 없다며 난색을 보인 것.
이에 홍 씨는 법률구조공단에 구조 신청을 해 소송 절차를 밟게 됐다.
법원은 유전자 검사에서 홍 씨의 첫 아들과 둘째 아들 사이에 동일 부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숨진 정 씨의 친아들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