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모양 기도원 짓거라’ 신의 목소리 실천 다양한 종교인 방문…유지비 감당 못해 패쇄
때문에 오랫동안 방치된 이 건물을 가리켜 자바섬 마겔랑의 지역민들은 인도네시아어로 ‘가레자 아얌’ 즉 ‘치킨 교회’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실 이 건축물은 닭의 상징물도, 그렇다고 교회도 아니다. 신의 목소리에 따라 이 요상한 생김새의 건물을 지었다고 말하는 다니엘 알람스야(67)는 “내가 기독교 신자라는 생각에 아마 사람들은 내가 교회를 지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교회가 아니다. 기도원이다. 신을 믿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어느 날 꿈속에서 ‘산 위에 비둘기 모양의 기도원을 짓거라’라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던 그는 16년 전 처가 식구들이 살고 있는 마겔랑을 방문했을 때 놀라운 경험을 했다. 바로 꿈에서 보던 바로 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나는 그 곳에서 밤새도록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 기도원을 지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에 따라 기도원을 찾는 참배객들은 불교, 무슬림,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참배객들의 발길은 오래 가지 못했다. 기도원은 결국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한 채 2000년 문을 닫고 말았으며, 현재는 호기심 가득한 관광객들만 찾아오는 관광지가 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