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16 위키피디아 캡처
먼저 기사화된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리스 공군 소속 호메르 시포스토풀로스가 F-16 전투기를 타고 터키 서부 소케로 갔다. 이 지역에 정찰 비행을 자주 해 지리에 익숙했던 호메르는 15년전 폐쇄된 비행장에 착륙해 폐격납고에 전투기를 숨겨뒀다. 이후 호메르는 소케의 한 마을로가 약 700유로(우리돈 약 87만 원)에 해당하는 2000리라씩을 3대의 ATM 기기에서 인출했고 다시 환전소로 가서 터키 화폐인 리라를 그리스에서 사용되는 유로로 바꿨다. 그리스는 최근 현금 인출액 일일 예금 인출 한도가 하루 60유로, 1주일에 420유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호메르는 세 번에 걸쳐 인출한 약 2000유로의 현금을 갖고 전투기를 몰아 그리스 네아 포티데아 공군 기지로 돌아 온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터키 정부가 그리스 정부에 공식 항의할 예정이라는 내용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모두 그리스인들이 프랑스 사이트에서 했던 장난으로 밝혀졌다. Luilau(루이라우)라는 한 언론사에서 밝힌 사실에 따르면 그리스 조종사의 이 엽기 행각은 프랑스 밀리터리 사이트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온 게 와전돼 진짜가 됐고, 그 내용을 한 기자가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루이라우가 밝힌 바에 따르면 터키 ATM기에서 돈을 출금해간 호메르 시포스토풀로스라는 조종사는 없으며, 소케 마을에는 공항도 없다. 또한 전투기로 돈을 인출한 사건 역시 절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이 기사는 처음 해당 내용을 기사화한 기사를 그리스 언론과 터키 언론에서 그대로 전재하며 빠르게 퍼져나갔고 결국 한국에까지 소개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루이라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은 아름답고 성공적인 여름 농담이었다”며 “여전히 많은 그리스와 터키 포탈사이트에는 이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