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하와이 여행? ‘이번엔 다르다’
▲ 지난 2005년 9월 ‘나훈아의 아리수’ 공연 당시. 최근 갑작스런 나훈아의 잠적을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사진제공=MBC | ||
도대체 그가 돌연 잠적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온갖 설들만 무성한 가운데 그의 사생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70~80년대 당시 나훈아는 최고의 인기 가수이자 최고의 뉴스메이커였다. 특히 그의 사생활이 늘 화제였는데 80년대 중반 이후 20여 년 동안 그의 사생활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가 잠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인들이 다시 베일 속 사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남자 트로트 가수인 나훈아가 돌연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하와이로 떠났다. 하와이의 해변가 휴양지에 위치한 고급 별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나훈아는 종종 휴식을 위해 하와이를 찾았다고 한다. 또한 부인 정수경 씨가 하와이에 살고 있어 가족의 곁으로 잠시 떠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측근들에 의하면 이번엔 하와이 체류 기간이 다소 길어질 것이라 하는데 올해 환갑을 맞이했음을 감안할 때 가족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와이로 떠났을 가능성도 높다.
이렇듯 그의 하와이 행을 단순한 휴식으로 보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그가 떠난 한국 가요계엔 온갖 루머가 넘쳐나고 있다. 이미 그의 하와이 행에 ‘잠적’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고 갖가지 루머들이 그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루머가 무성한 까닭은 그가 하와이로 떠나는 과정이 평범치 않기 때문이다. 뭔가에 쫓기는 듯 급박하게 국내 활동을 정리하고 출국했고 그 과정에서 나훈아는 수천만 원의 금전적 손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콘서트와 음반제작 등 나훈아의 가요계 활동 전반을 관장해온 아라기획이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대관했다 돌연 취소한 것. 아라기획은 지난 2월 6일 세종문화회관 측에 대관 취소를 통보했는데 이 과정에서 계약금으로 지불한 수천만 원을 포기하는 금전적 손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현재는 아라기획 역시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나훈아의 잠적 사실을 처음 보도한 <스포츠조선>에 의하면 그가 측근들에게 “골치 아픈 일이 많아 올해는 모든 활동을 접고 쉬고 싶다. 내년부터 다시 활동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로 골치가 아팠던 것일까.
그 이유를 두고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 갖가지 설들이 무성한데 특히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과 관련될 가능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70~80년대에는 나훈아의 사생활을 둘러싼 기사가 무성했었다. (박스 기사 참조) 그런데 지난 85년 14년 연하의 후배 가수 정수경과 결혼한 뒤에는 사생활 관련 기사가 잠잠해졌다. 나훈아 본인도 사생활 관련 언급을 극도로 회피해 왔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사생활 관련 질문은 아예 사전에 차단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그의 사생활이 지난 20여 년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다가 잠적설이 나돌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여러 가지 루머들 중 가장 먼저 관심을 끈 것은 나훈아 부부의 이혼설. 나훈아 정수경 부부가 오랜 기간 한국과 미국에 떨어져 지내는 탓에 가요계에선 종종 그의 이혼설이 불거지곤 했었다. <스포츠조선>에 의하면 나훈아의 주변 사람들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하와이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이혼설이 다소 주춤해졌다. 애초 나훈아가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잠적했다는 사실이 보도됐을 당시에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아 이혼설에 무게가 실렸으나 하와이에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현재 나훈아가 부인 정수경과 함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 물론 나훈아가 하와이에 있다는 것은 직접 확인되지 않은 측근의 설명일 뿐이다.
한편 나훈아가 잠시 가요계를 떠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는 기자들의 집요한 사생활 취재 때문이라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또한 몇몇 기자가 나훈아의 사생활과 관련된 특정 사안을 집중적으로 취재했고 나름의 성과까지 얻어냈다는 소문도 들린다. 다만 관련 기자들은 나훈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언론사와 기자의 특성상 취재를 통해 어떤 성과물이 확보됐다면 문제의 기사가 보도되는 게 당연하지만 아직까지 어느 매체에서도 그 부분을 기사화한 곳이 없다. 때문에 기자들이 뭔가 결정적인 부분을 확인했고 이로 인해 부담을 느낀 그가 도피하다시피 하와이로 떠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항간에선 사업 구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최근까지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고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원한 스타임에 분명하나 나훈아는 오래전부터 가요계를 은퇴해 사업을 하고자 하는 바람이 컸다고 한다.
지난 72년 돌연 은퇴를 선언해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바 있는 나훈아는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었다. 지난 76년 7월 영화배우 김지미와 결혼을 발표하는 자리에선 “장래성 있는 영구 직업을 찾기 위해 당장 연예계를 떠날 용의가 있다”고 얘기했고 실제로 김지미와 결혼한 뒤에는 몇 년 동안 사업에 매진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3년 정수경과 결혼을 발표할 당시에도 나훈아는 “가수 생활을 은퇴하고 영화 제작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었다.
이렇게 가요계를 은퇴해 다른 일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 남달랐던 만큼 이번 하와이 행이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만큼 뭔가 인생의 전환점을 가지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가요계 은퇴 및 사업 준비를 위해 하와이로 떠난 것으로 보기에는 수천만 원의 세종문화회관 대관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서둘러 한국을 떠난 행동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앞으로 한동안은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나훈아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더 이상 근거 없는 설들이 난무하지 않도록 나훈아 본인이나 측근들이 명확한 이유를 밝히는 게 가장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나훈아 측에선 아직까지 그 어떤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