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 방문판매원 키워놓음 빼돌려” 아모레퍼시픽 ‘갑질’에 검찰 수사

[일요신문] 점포 사정을 외면한 채 숙련된 방문판매원을 멋대로 빼낸 아모레퍼시픽의 이른바 ‘갑질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아무개 전 아모레퍼시픽 상무(52)를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돌입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 동안 특약점주의 동의 없이 방문판매원 3482명을 재배치해 공정거래법상 거래 관련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고가 브랜드 화장품을 주로 취급하는 특약점은 주부사원 등을 숙련 방문판매원으로 키워 이들의 영업 활동으로 이익을 확대해 왔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은 본사의 지위를 남용해 방문판매원들을 신설 특약점이나 직영점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약점주들의 경우 계약 갱신 거절 등 본사에서 불이익을 줄 것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재배치 방침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이 전 상무는 아모레퍼시픽 방판사업부장이던 지난 2013년 1월 소속 팀장들에게 “실적 부진한 방판특약점의 판매원을 다른 특약점에 재배치하거나 점주를 교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아모레퍼시픽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중소기업청 요청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법인과 이 전 상무를 고발했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