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부부”는 방송용 그럼 “친구사이”도?
▲ 지난 1992년 다정한 모습으로 인터뷰하던 이미숙 홍성호 부부. 사진제공=우먼센스 | ||
그런데 워낙 높은 인기 때문인지 이미숙 홍 박사 부부를 둘러싸고 각종 불화설과 이혼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왜 유독 이들 부부에게 각종 설들이 끊이지 않았던 것일까. 화려했던 20여 년의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되짚어 본다.
영화배우 이미숙의 이혼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은 그가 20여 년의 결혼 생활을 이어오는 동안 너무나 많은 루머들에 휘말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숙이 홍성호 박사와 결혼을 발표한 시점은 1986년 9월. 그런데 이들의 결혼 발표 직후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임 아무개 씨가 곧이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회견에서 홍 박사와 교제해왔음을 밝힌 임 씨는 “그들의 결혼 발표를 믿을 수 없다. 그 분이 나를 버리고 그럴 수는 없다”며 두 사람의 결혼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대미문의 삼각 스캔들은 80년대 한국 사회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임 씨의 충격적인 폭로 이후 두 사람의 결혼은 계속 미뤄졌다. 애초 두 사람은 87년 봄에 결혼할 것이라 발표했었지만 그 시기가 점점 늦춰진 것.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이 정말로 결혼을 할지 여부를 두고 온갖 억측이 난무했고 심지어 두 사람이 각자가 처한 상황 때문에 억지로 결혼 발표를 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홍 박사는 결혼 발표 5개월 전인 86년 4월에 이혼했고 이미숙은 인기 가수, 소설가 등과의 잇단 열애설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이미숙 모친의 소개로 86년 7월에 처음 만나 달 두 달 만에 결혼 발표를 한 것이라 이런 억측이 난무했던 것이다. 이런 각종 억측과 설은 88년 3월 성대한 결혼식과 함께 사그라졌다.
결혼 이후 두 사람은 누구보다 화목한 가정을 꾸렸다. 결혼 6개월 만인 88년 9월 이미숙은 아들을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홍 박사는 69년에 결혼해 86년에 이혼한 첫 부인과의 사이에서 이미 세 딸을 두고 있었으나 아들은 이미숙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부부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리고 92년엔 이미숙이 딸을 출산했다.
누가 봐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이들에게 불화설이 돌기 시작한 것은 둘째 딸을 출산한 직후인 93년이었다. 갓 돌이 지난 딸을 두고 이미숙이 홀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기 때문. 이미숙이 1년가량 일본에서 머무는 동안 연예계에선 이를 유학이 아닌 별거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미숙이 귀국하면서 잠시 사그러든 불화설은 그 이듬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이미숙이 아들과 딸을 모두 데리고 하와이로 떠나버린 것. 남편 홍 박사만 홀로 서울에 남겨둔 채 이미숙이 하와이에서 3년가량 체류하자 연예계에선 불화설이나 별거설의 수준을 뛰어 넘어 이미 헤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었다.
다시 돌아온 이미숙은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98년 영화 <정사>를 신호탄으로 드라마 <퀸> <남의 속도 모르고> 등에서 연이은 호연을 선보인 이미숙은 몇 년 동안의 공백을 딛고 다시금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렇지만 한 번 불거진 불화설은 잠잠해질 줄을 몰랐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두 사람은 불화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그 이유를 ‘부부가 사는 방식은 아주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2005년 청룡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이미숙. | ||
이미숙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가 사는 방식이 남다른 건 사실”이라며 “몇 달씩 부부가 떨어져 지내다보니 그런 건데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말처럼 인기 스타와 역시 인기 성형외과 의사 커플인 만큼 여느 부부들과는 다른 형태로 부부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후에도 여전히 불화설이 계속됐지 이혼 등으로 연결되지 않자 더 이상 확대되진 않았다.
지난 2003년 영화 <스캔들>이 개봉될 즈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미숙의 불화설은 화두가 됐다. 영화 제목이 ‘스캔들’인 만큼 그를 둘러싼 스캔들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숙은 기혼임에도 불구하고 열애설 또는 이혼설에 휩싸이는 이유에 대해 “나는 때로는 즐긴다. 공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면서도 “각자의 일을 존중해주기 때문에 남편과 트러블을 빚는 일은 없다”고 얘기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혼을 발표하며 이미 6년 전(2001년쯤)부터 별거 생활을 해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화 <스캔들>이 개봉할 즈음인 2003년에는 이미 별거 생활이 시작된 뒤이다.
최근 이혼을 발표한 이미숙의 소속사는 이혼 사유를 서로의 일에 몰두하다 보니 예전의 애틋한 감정이 식게 됐고 애정이 우정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나 다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음을 강조하며 별거 생활을 시작한 이유 역시 부부 사이의 불화가 아닌 자녀 유학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미숙의 측근은 “서로 웃으면서 각자의 길을 가되 좋은 친구로 영원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혼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설들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6년 동안이나 별거 관계로 지내던 이들이 갑자기 이혼을 결심한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는 데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이 늘 얘기하던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되 침범하지 않는’ 이들 부부의 원칙이 결국 ‘서로 웃으면서 각자의 길을 가는’ 과정으로 이어진 것일까. 그렇다면 남들은 이해하기 힘들 거라는 별난 부부의 모습을 결국 그들도 이해하지 못해 이혼에 다다른 것이라 해석할 수 있겠다. 아니면 항간에 나도는 소문처럼 뭔가 또 다른 이혼의 내막이 감춰져 있는지도 모른다. 요란하게 시작돼 20여 년 내내 화제를 양산했던 이들 부부는 이혼까지 미스터리로 마무리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