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분양대행업자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이 명품 시계와 가방 등 1억 4천만 원어치를 받았다 돌려줬다는 검찰 조사 내용이 공개됐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기리 판사 심리로 열린 박 의원 측근 정 아무개 씨(50)의 첫 재판에서 검찰은 “박 의원이 분양대행업체 대표 김 씨로부터 받은 총 1억 4379만 원 상당의 물품을 돌려주라고 정 씨에게 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과 가족이 받았다 돌려준 물품에는 본인이 받은 시가 3120만원 짜리 해리 윈스턴 시계 1점과 아들이 받은 3190만원 짜리 위블로 골드 시계 등 명품시계 7점, 부인이 받은 루이뷔통 등 500만∼1천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 2점, 고급 안마의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총 11개의 시계를 받아 7개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박 의원이 지난 6월 5일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김 씨에게서 받은 것들을 돌려주라고 하자 공여자인 김 씨를 만나 “박 의원의 지문을 지우고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것처럼 보관해달라”며 명품들을 전달한 혐의(증거은닉)로 구속기소됐다.
정 씨의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이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면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중이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박 의원이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대표 김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억5천만 원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자 그동안 받은 금품을 측근 정씨를 통해 돌려줘 범죄 증거를 숨긴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지난 7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