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칫집 맡아야 먹을 게 더 많다
▲ 7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박경림-박정훈 커플.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연예인 웨딩컨설팅 회사의 선두주자는 김태욱의 ‘아이웨딩’이다. 아이웨딩은 현재까지 연예인 커플 100여 쌍의 결혼을 성사시켰으며 일반인 커플 1만 5000쌍의 결혼을 진행해왔다. 이제는 전체 웨딩컨설팅 업계에서도 상위권에 꼽힐 만큼 성장했다.
아이웨딩의 성공에 힘입어 웨딩컨설팅 사업에 뛰어든 박수홍 황승환 등도 사업 시작한 지 3~4개월 만에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 라엘웨딩은 박수홍이 거듭된 연예인 결혼 유치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웨딩플래너의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황마담 웨딩은 플래너 관련 강의를 들으며 실무를 쌓고 있다는 대표 황승환이 직접 상담을 맡는 서비스로 각광 받고 있다.
웨딩컨설팅 회사의 수가 늘어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가열됐다.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김태욱의 아이웨딩. 아이웨딩의 김현철 홍보팀장은 “보이는 것이 연예인 결혼식이기 때문에 그게 전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웨딩컨설팅업을 전체로 봤을 때 연예인 결혼식은 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는 일반 결혼식이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톱스타 결혼 유치에 대해서는 “처음 아이웨딩을 오픈했을 당시, 홍보 차원에서 스타마케팅에 중점을 둔 것은 사실”이라며 “요즘은 홍보 효과를 바라는 신생업체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 박경림 결혼식 유치에 성공한 라엘웨딩 대표 박수홍. | ||
하지만 유재석-나경은 커플이 연예인 동료가 운영하는 웨딩컨설팅업체와 계약할 경우 특급 호텔들의 유치 경쟁은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만다. 웨딩컨설팅업체는 식장을 섭외하는데 있어 주거래 호텔이 정해져 있다. 한 특급호텔 웨딩사업부 관계자는 “만약 유재석이 절친한 박수홍에게 웨딩컨설팅을 의뢰할 경우 결혼식은 라엘웨딩이 주로 거래하는 S호텔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얘기한다.
최근 들어 윤다훈 윤종신 박경림 등의 결혼식을 유치한 박수홍의 라엘웨딩은 이에 따른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시 말해 라엘웨딩이 최근 들어 연예인 결혼 유치 물밑 경쟁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라엘웨딩의 박준홍 이사는 올 들어 유명 연예인의 결혼식을 가장 많이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박수홍 대표의 인맥을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리수-미키정, 쌍둥이 가수 뚜띠, 개그맨 김미진 등의 결혼을 담당한 황마담 웨딩도 “황승환 대표의 인맥이 주요하게 작용됐다”고 전했다.
어찌 됐건 연예인 입장에선 이런 경쟁이 싫지만은 않은 일이다. 경쟁은 곧 협찬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일부 연예인들이 웨딩업체를 찾아 무리한 협찬을 요구해 물의를 빚는가 하면 일부 업체들은 톱스타 결혼식 유치를 위해 지나친 협찬 내용을 조건으로 제시해 빈축을 사기도 한다.
한 업체에선 “인지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예인들에게 30~40%의 할인은 기본”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을 “1999년과 2000년께 웨딩업체들이 연예인 결혼식 협찬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협찬이 유행처럼 번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협찬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예전과 달리 톱스타가 입은 웨딩드레스 브랜드라고 해서 일반인이 이를 자주 찾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협찬에 따른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 그러다보니 연예인 당사자가 친분을 통해 웨딩드레스를 협찬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예복 등을 협찬해준 업체 측에서 브랜드 노출을 너무 심하게 요구하는가 하면 자체 보도 자료를 언론사에 발송하는 경우도 있다. 협찬 사실을 최대한 숨기고 싶은 연예인과 알리고 싶은 업체의 이해관계가 오묘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