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VS “여왕님” 때 되면 나타나 ‘충성맹세’
▲ 지난 6월 27일 이덕화 등 연예인들이 이명박 캠프의 문화예술지원단 임명장을 받은 후 박희태 선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대선이 다가오면 어디를 가든 대선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은근히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라고 권유 또는 강요하는 이들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이는 연예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폴리테이너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연예인도 세금을 내는 유권자인 만큼 대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당연하다.
어느 탤런트와의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는 술자리가 시작될 때부터 현 정권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더니 이내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 과시 단계를 거쳐 지지를 강요하는 수준까지 다가간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보인다는 기자의 얘기에 기회가 되면 국회의원에 출마해 자신의 뜻을 펼쳐보고 싶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공개 지지했던 그의 깊은 속내에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 되고픈 야심이 숨겨져 있었던 것.
특이한 부분은 아직까지는 대선에 유독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연예인의 상당수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라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연예인 활용 효과를 톡톡히 본 곳은 한나라당이 아닌 범여권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연예인의 친숙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모 회원 연예인과 개혁 성향의 젊은 연예인의 지지가 큰 힘이 된 것.
▲ 이덕화 | ||
또한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선 7월 11일 예ㆍ체능인 60여 명이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한국 미래 리더스포럼 연예인 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했다. 전원주 선우용녀 설운도 유쾌한 등의 연예인이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설운도는 “박 전 대표가 제2의 선덕여왕이 되셨으면 좋겠다”라는 표현으로 ‘각하’에 맞섰다. 이 외에도 김병찬 조영구 이영자 심현섭 이용식 표영호 황기순 김정렬 정규철 방실이 김도향 배일호 박일준 현진영 춘자 등이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연예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양 캠프의 지지 연예인 가운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이덕화 설운도 전원주 심현섭 등이 대표적이다. 이회창 후보 지지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던 이들이 이번에는 두 캠프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는 것. 물론 한나라당 지지라는 큰 틀을 벗어나진 않고 있어 무난히 경선이 치러져 대선 후보가 결정된 뒤 별다른 불협화음이 없다면 이들이 합세해 한나라당 대선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으나 아직까진 침묵하고 있는 박철과 같은 한나라당 지지 연예인의 추가 합류도 점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더 이상 한나라당이 지지 연예인 활용에 밀린다는 평가는 받지 않게 될 전망이다.
▲ 설운도 | ||
이 같은 상황은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실제 대선에서 어떤 형태로 연예인의 대선 참여가 이뤄질지 속단할 수는 없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