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영화 <고백>이 개봉했다. 개봉 당일 562 명의 관객수(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를 기록한 이 영화는 극장과 IPTV에서 동시 개봉했다. 사실상 극장 개봉 성적에 대해서는 큰 기대치를 버리고 처음부터 부가판권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영화 홍보 과정에서 여주인공 윤인조의 파격 노출이 부각됐다. 그러다 보니 부가판권시장을 겨냥한 야한 영화로 여겨지는 측면이 강하다. 기자 역시 그런 접근으로 이 영화에 다가갔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생각보다 베드신이 많거나 노출이 부각된 영화는 아니었다. 베드신은 두 차례 등장하는 데 노출이 가미된 본격적인 베드신은 한 번 뿐이다. 장르가 치정극인 만큼 베드신이 적절하게 활용된 수준일 뿐 야한 영화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 우선 스토리부터 살펴본다.
영화는 상우(김영호 분)와 윤희(윤인조 분) 부부의 이야기다. 교통사고로 인해 큰 부상을 당했으며 기억까지 상실한 상우는 헌신적인 아내 윤희로 인해 조금씩 건강을 회복해간다. 그렇지만 도무지 사라진 기억은 되살아나질 않는다. 아내 윤희는 성관계를 통해 상우가 뭔가 기억을 되살리길 바라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다만 상우는 윤희와의 성관계 도중 과거의 기억이 잠시 되살아나지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우는 아내 윤희의 친구 미현(추소영 분)을 통해 커다란 비밀을 한 가지 알게 된다. 자신이 미현과 은밀한 관계였다는 것. 그렇게 상우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불륜을 알게 되고 혼란에 빠진다.
게다가 비밀은 더 있었다. 흥신소 사장 민식(최철호 분)을 통해 아내 윤희에게도 내연남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지만 헌신적인 아내 윤희를 통해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며 자신이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있었다고 여긴 상우는 자신은 물론 아내까지 불륜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렇지만 상우가 알게 된 부부의 충격적인 비밀은 빙산의 일각에 불화하다. 상우와 윤희에겐 훨씬 엄청난 비밀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영화 <고백>의 장르는 치정극이다. 따라서 이들 부부에게 각각의 숨겨진 내연남과 내연녀가 있다는 부분은 그리 큰 반전은 아니다. 치정극인 만큼 기본 설정일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의 절정에서 드러나는 이들 부부의 비밀은 매우 충격적 반전이다. 이 영화가 2015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저력 역시 충격적인 반전 때문으로 보인다.
야한 영화를 기대하고 이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여주인공 윤인조의 파격 노출은 분명 등장하지만 베드신을 중심으로 하는 야한 영화는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윤인조의 진가는 베드신이 아닌 마지막 반전에서 선보이는 핏빛 열연이다. ‘핏빛 치정극’이라는 홍보 문구가 전혀 아깝지 않은 수작 치정극이다.
@ 베드신 / 노출 정보
#첫 베드신 (2분 20초가량. 노출 전무)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상우(김영호 분)와 윤희(윤인조 분)의 베드신이다. 아내 윤희의 헌신적인 간호로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상우는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통사고 이후 처음으로 성관계를 갖는 이들 부부에겐 성적인 쾌감보다는 성관계를 통해 추억을 되살려 상우의 기억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에로틱한 베드신은 아니다. 노출도 전무하다.
#2번째 베드신 (2분 8초 가량. 가슴 노출)
두 번째 베드신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베드신 초반부터 윤인조의 가슴이 그대로 노출될 만큼 노출 수위도 있다. 다시 성관계를 갖는 상우와 윤희, 그런데 이번엔 성관계를 가지며 상우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난다. 그 기억 역시 과거 윤희와 성관계를 갖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 장면은 과거와 현재의 베드신 두 개가 교차 편집돼 있다. 기억 속 과거 성관계 모습은 흑백으로 처리해 교차 편집한 부분도 돋보인다. 영화를 다 본 뒤 충격적인 반전을 확인하고 이 두 번째 베드신을 다시 본다면 살짝 소름이 끼칠 수도 있다. 베드신 자체는 에로틱하게 표현됐지만 사실은 굉장히 충격적인 비밀이 담겨 있는 베드신이기 때문이다.
@ 에로 지수 : 30
앞서 언급했듯이 야한 영화로 분류할 수 없는 영화인 터라 에로 지수도 높을 수 없다. 노출이 있는 베드신은 단 한 번으로 노출 수위도 그리 높지 않다. 그렇지만 윤인조의 파격 노출은 단연 돋보였다. 게다가 베드신 연기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런 에로틱한 베드신 이면에 소름끼칠 만큼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베드신을 매우 적절히 활용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