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치졸한 폭로전쟁, ‘아름다운 이별’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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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
연예계를 대표하는 잉꼬부부이던 두 사람의 11년에 걸친 결혼 생활에 대한 엇갈린 주장을 중심으로 박철-옥소리 이혼 공방 2시즌을 들여다본다.
# 외도 대상 G 씨 아니라 정 씨?
지난 10월 28일 저녁 8시 옥소리는 강남역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안은 옥소리가 털어 놓은 팝페라 가수 정 아무개 씨와의 부적절한 관계였다. 옥소리는 “정 아무개 씨에게 남편으로부터 받아보지 못한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면서 “정 씨와 3개월 정도 연인으로 지냈다”고 밝혔다. 반면 외국인 G 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영어와 요리 선생님이었을 뿐 부적절한 관계로 비춰진 건 오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박철은 옥소리를 이 두 남성과의 간통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옥소리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인정했는데 법정에선 박철의 인지 시점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간통죄는 사건을 인지하고 6개월이 지나면 배우자가 ‘유서(너그럽게 용서함)’한 것으로 인정돼 기소가 불가능하다. 옥소리는 박철이 정 씨와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명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당시에 알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반면 박철은 옥소리와 G 씨의 외도를 알게 된 이후로 2개월 전쯤이라고 밝혔다. 또한 옥소리는 박철이 “이혼은 안된다며 차라리 남자를 만나라고 했다”는 주장을 폈는데 그렇다면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한 것이 돼 역시 기소가 불가능하다. 박철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옥소리는 G 씨와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라고 밝히며 G 씨가 해외에 체류 중인 이유 역시 이미 예정된 휴가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간통을 입증할 증거가 필요한데 박철 측은 “이미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옥소리는 기자회견 때 ‘G 씨의 집에 요리를 배우러 갈 때 다른 일행이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당히 “혼자 갔다”고 밝혔다. 이것은 박철 측 증거가 ‘G 씨 집에 드나드는 사진’일 경우, 그 증거 능력을 부인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다만 박철 측에서 거듭 ‘외도의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진 이상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10번의 관계 vs 10번의 방문
기자회견에서 옥소리는 “11년 동안 부부 관계를 가졌던 기회는 단 10여 차례”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들려주기도 했다. 실제로 그랬다면 두 사람은 사실상 섹스리스 부부로 살아왔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옥소리의 주장에 박철은 취재진에게 “난 의학적으로 정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부분 역시 법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성관계를 거부하는 것은 이혼 사유가 된다. 또한 옥소리의 외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인지 옥소리는 박철과의 부부관계에 대해 언급한 뒤 곧 정 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고백했다.
박철의 측근 인사는 “박철이 그 얘기를 듣고 흥분했다”면서 “10여 차례는 11년 동안 부부관계를 맺은 횟수가 아니라 옥소리가 결혼 기간 동안 시댁을 찾은 횟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 최종 목적은 재산과 양육권?
모든 다툼은 결국 재산 분할과 양육권 확보를 위해서 벌어지고 있다. 옥소리가 기자회견에서 가장 오래도록 언급한 부분은 박철의 경제적 무능력이었다. 옥소리는 박철이 자신에게 보증을 서게 한 뒤 돈을 갚지 않았고 세금을 내지 못해 자신의 예금이 압류 당했다고 주장했다. 늘 카드 빚에 허덕이며 사채까지 썼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런 옥소리의 주장에 박철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은 꾸준히 경제활동을 해왔다는 것. 사채를 썼다는 얘기를 강하게 부인한 박철은 측근에게 “생활비를 거의 주지 않았다면 수도와 전기가 끊기고 아이도 학교나 학원을 못 다녔어야 하는 데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며 한탄했다고 한다. 오히려 옥소리의 친정을 위해서도 큰돈을 써왔다는 얘기도 덧붙였다고 한다. 다만 박철은 옥소리가 재테크로 자신이 번 돈을 불린 데 대해서는 인정해 재산을 절반씩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옥소리는 두 사람이 재산을 각자 관리해온 만큼 자신 명의의 재산을 분할할 이유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대부분의 재산은 옥소리 명의로 되어 있다.
양육권을 두고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옥소리는 “양육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최근에도 몇 차례 딸과 만났고 문자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는 박철과 그의 부모가 데리고 있다. 박철의 한 측근은 “일이 불거진 뒤 옥소리가 두어 차례 학교를 찾아와 아이를 만났다고 한다”며 “며칠 전에도 옥소리 어머니가 학교에 갔으나 방학이라 만나지 못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아이가 방학인 줄도 모를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가 다니는 외국인학교에는 가을방학이 있다.
재산분할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상반되는 만큼 법정에선 이를 입증할 자료들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육권에 대한 법정 공방도 이어질 전망인데 간통 혐의에 대한 형사고소 결과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