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조직·전략 ‘3무론’ 허덕
안철수 의원, 손학규 전 상임고문.
게다가 이들은 전혀 융합되지 않는다. 이들 모두 친노 패권주의에 반기를 들면서도 각자도생이다.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국면에서 당 전면에 나섰던 안 의원은 ‘빈손’ 회군한 이후 ‘중대선거구제 개편’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 의원은 남북 고위급 협상이 타결된 직후인 8월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대적 절박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바꿀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뜬금없는 기자회견”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야권 호재 이슈인 남북 이슈를 실기한 상황에서 안 의원이 당 지도부의 이슈 구심력을 약화할 수 있는 선거구제 개편을 제기하면서 당의 전선을 더욱 흩뜨렸다는 것이다. 이후 안 의원은 9월 2일 당 정풍운동을 주장했다. 그는 “야당이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2017년 정권 교체도 어렵다”며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대해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가 거의 없다. 과거의 타성과 현재의 기득권에 연연하며 진정한 자기 성찰과 쇄신 없이는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사실상 ‘2012 Again’을 선언한 셈이다. 범친노계 관계자는 “제1야당의 대권주자가 당보다는 개인의 입지를 생각, 당을 더욱 위기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때 ‘신당은 상수’라며 야권발 정계개편에 불을 지핀 박지원·김한길 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핵심 측근들의 당직 합류 및 당무 복귀 전후로 문 대표와 보이지 않는 협력 관계를 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차기 공천권 확보”라며 “본인들의 공천은 물론 계파 소속 의원들의 공천을 통해 계보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치적 변곡점마다 스텝이 꼬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물·조직도 친노보다 열세다. 문 대표가 각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빅3에 포함되는 것과는 달리, 비노계는 안 의원과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을 제외하면 대권주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여러 갈래로 분파한 비노계 특성상 조직력의 구심력도 미약하다. 천정배 신당의 움직임에 따라 비노계 스탠스가 달라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의원 보좌관은 “비노계의 구심점이 누구냐, 안철수냐 박지원이냐”며 “탈당설과 신당설이 부상해도 당이 그나마 조용한 것은 이들에게는 그럴 만한 인물도 조직도 전략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