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안전행정위원회, 인천남동갑)의원이 행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민번호 법정주의’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수집 허용법령 수가 입법예고 전인 2013년 8월 당시 866개보다 406개가 되려 증가한 1272개로 확인됐다.
반면 그 사이 불필요한 주민번호수집 법령정비는 단 3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금까지 실제 개정된 법령은 5건(13.9%)에 불과했다.
행자부는 지난해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36건에 대한 법령정비 심사를 요청했고, 위원회는 올해 초까지 심의 의결한 사항을 행정자치부로 다시 통보했으나 지금까지 일부 부처만이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더구나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스스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자체 법령 5건에 대해 6개월이 넘도록 아직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개정 통보한 36건조차 제각각이다보니 이 중 21건을 차지하고 있는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법령의 경우 일부부처 소관 비영리법인은 설립허가신청, 정관변경, 해산 등 사무처리 시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지 않아도 되나 일부는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해야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법정주의 시행의 취지는 무분별한 주민번호 수집을 막아 개인정보의 노출 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보호하자는 취지로 부득이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령에 규정된 사항에 대해서만 수집을 허용하도록 한 것이다.
박남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도 이 같은 점을 지적하였고 관련 개정안도 발의하였으나 행자부는 여전히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허용법령에 대한 정확한 원인파악도 못하면서 법령정비에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주민번호 무단 수집 시 3000만원이하의 과태료 및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였지만 정비 미비로 단 1건도 부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남춘 의원은 “입법예고부터 시행까지 약 2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계속해서 허용법령 수만 늘려가고 있는 것은 행자부의 업무태만 책임이 명확하다. 조속한 법령정비부터 시행하여 더 이상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당초 취지에 맞는 제도 이행이 이루어지도록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