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는 홍콩에서 7조 6800억 원에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은 지난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 금액 6조 6765억 원을 뛰어넘는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는 지난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이 넘어간 후, 이번에 MBK의 인수로 16년 만에 다시 한국 품에 안기게 됐다.
MBK는 앞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캐나다공무원연금, 테마섹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홈플러스 인수전에 돌입했다. 이번 계약금은 MBK가 홈플러스 지분 100%를 매입하는 금액과 차입금 1조 4000억 원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산정된 것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로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당장 구조조정 여부가 쟁점이다. 테스코는 매각계약을 앞두고 “강제적인 구조조정(involuntary reduction)은 없다”는 내용을 홈플러스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홈플러스 노조는 이날 “MBK파트너스로부터 고용승계에 대한 어떤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8일까지 고용승계, 단체협상권 등에 관한 답변이 없을 경우 규탄 결의대회와 부분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외국계 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MBK파트너스는 고 박태준 전 총리의 사위 김병주 회장이 이끄는 동북아 최대 토종 사모펀드다. 특히 MBK라는 회사명은 김병주 회장의 영문 이름인 ‘마이클 병주 김’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0세에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를 취득, 현재 씨티그룹인 살로먼 스미스바니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어 김 회장은 칼라일 그룹의 아시아 회장, MBK 장학재단 이사장을 거쳐 현재 MBK파트너스의 회장을 맡게 됐다.
M&A 전문가답게 김 회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ING생명을 1조 8400억 원에 인수했고, 아웃도어업체 네파, 케이블방송 사업자 씨앤엠(C&M), 정수기업체 코웨이 등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총 22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