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와 푼수 맨정신에 오락가락했죠
▲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하루 내내 이어진 제작발표회와 인터뷰로 피곤할 법도 한데 박시연은 변함없이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영화 <다찌마와 리> 촬영이 끝나자마자 쉴 틈도 없이 드라마 <달콤한 인생>과 영화 <마린보이> 촬영에 뛰어든 그는 피곤함보다 의욕적인 눈빛을 보였다. 아무래도 그 열정 덕에 영화계에서도 이례적이었던 두 번의 여우신인상을 수상한 듯싶다.
“남들은 한 번 타기도 어렵다는 신인상을 두 번이나 타서 좋죠. 더군다나 한 작품으로 두 번 받은 게 아니라 두 작품으로 영평상 영화제와 백상예술대상에서 따로따로 수상해서 너무 영광스럽고 기뻐요.”
수상과 함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박시연의 패션.
시상식 때마다 여러 벌의 옷을 입어보고 직접 자신의 안목으로 옷을 고른다는 박시연은 상상 이상의 관심이 쏟아져 다소 부담스럽다고. 액세서리도 특별하다. 여동생이 액세서리 사업을 하고 있어 디자인에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 인터뷰 때도 자신이 디자인한 반지를 끼고 나온 박시연은 “소문난 것처럼 동생 사업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동생이 디자인할 때 조언을 해주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박시연의 모습은 단연 섹시하고 관능적인 미를 지닌 여배우. 하지만 올 여름에는 시쳇말로 ‘확 깨는’ 모습을 보여줄 태세다. 영화 <다찌마와 리>에서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박시연의 코믹한 연기를 볼 수 있기 때문. 촬영 전 시나리오를 보고 무난히 촬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박시연은 감독이 주문한 상상 이상의 ‘오버연기’ 때문에 적잖은 고생을 했다. 몇몇 여배우가 이미지를 위해 거절하기도 했을 만큼 극도로 오버하는 감정연기를 해야 했던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그냥 ‘싫어’라고 하는 장면도 고개를 홱 돌리고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싫어요’라고 해야 해요. 가다 넘어져도 발딱 일어나서 엄청 예쁜 척하며 걸어가는 식이죠. 그런 이유로 연기할 때 감독님이 원하는 바가 달라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얼마 전 목소리 녹음 때 많은 고민을 하고 갔어요. 그런데 한번 오버하니까 계속 오버하게 되더라구요.”
여자로서 박시연은 어떤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고 있을까. 그는 현실의 남자 대신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 중 한 캐릭터를 이상형으로 꼽았다.
“영화 <사랑>에서의 채인호(주진모 분)요. 한 여자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남자는 여자의 로망이잖아요. 현실에선 불가능한 사람이지만 그래서 이상형이에요.”
<달콤한 인생>은 불륜으로 어긋난 부부와 그들을 사랑하는 두 청춘들의 사각관계와 더불어 베일에 감싸인 사건이 더해지면서 극의 긴장감을 돋우는 정통미스터리멜로드라마다. 시청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을 드라마 내용에 대해 박시연은 “소재는 무겁지만 저는 5초 이상 같은 감정을 이어가지 않는 역이니 절 보면 즐거우실 거예요”라며 “저희 드라마 마니아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