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김병주는 ‘포철 박’ 사위
2003년 김 회장은 하나의 거래로 세계 사모펀드시장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칼라일그룹에 몸담고 있던 37세의 김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한미은행을 인수해 3년 만에 7000억 원의 차익을 남기고 씨티그룹에 되판 것. 이를 바탕으로 2005년 3월 김 회장은 칼라일그룹 멤버, 하버드 동문들과 함께 손잡고 본인의 영문이름(Michael Byungju Kim)을 딴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서울과 도쿄, 상하이, 홍콩 등에 사무소를 둔 MBK파트너스의 주요 출자자들은 국내와 일본, 중국, 세계 공공 및 기업 연금펀드, 금융기관, 국부펀드, 펀드 오브 펀드이며 연간 10~20%대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22개의 기업을 인수했는데 이들 기업 자산규모만도 2013년 기준 32조 원에 이른다. 투자 기업들의 매출액은 미화 287억 달러(한화 34조 525억 원)이며 직원 수는 4만 1065명에 달한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기업을 살펴보면 한국 기업이 50%가량이고 나머지는 중국·일본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각 나라별 현지인으로 구성된 투자인력들이 직접 기업 경영진을 만나 인수계약과 인수 후 기업경영 등을 논의한다.
현재까지 3개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펀드를 만든 뒤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방식)’를 만들었는데 2005년 조성한 1호 펀드는 1조 원 규모였다. 이때 사들인 기업으로는 국내에선 한미캐피탈(현 우리캐피탈), HK저축은행, 씨앤앰(C&M), C&M 강남 울산방송이 있으며 중국의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 루예제약, 일본의 야요이, 타사키, 대만의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 갈라TV 등이 있다.
2008년에는 1조 5000억 원 규모의 2호 펀드를 만들어 한국의 테크팩솔루션(현 두산테크팩), 영화엔지니어링, 금호렌탈(현 롯데렌탈), 코웨이, 네파, 중국의 뉴차이나생명, GSEI, 일본의 인보이스,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고메다 등을 사들였다. 가장 최근인 2013년에는 2조 9000억 원 규모의 3호 펀드를 통해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한 바 있다.
1호, 2호 펀드를 통해서 모두 2조 1357억 원을 투자했는데 올 상반기까지 3조 5595억 원을 회수해 평균 70%의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대표적으로 2007년 8월 한미캐피탈을, 2012년 5월 KT렌탈을, 2014년 8월 테크팩솔루션 등의 기업을 인수 후 매각했다.
하지만 늘 좋은 성적표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 대형 M&A를 놓고서는 해외 사모펀드들과 겨뤄 몇 차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보유 기업 매각과 신규 M&A 등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상태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케이블 유선방송사인 씨앤앰과 HK저축은행 매각이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홈플러스 인수 성공을 통해 MBK파트너스는 그간의 우려를 한 번에 털어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