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급히 닫은 뚜껑 틈새로 연기만 ‘폴폴’
지난해 12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 이 아무개 씨는 코카인과 필로폰 등의 마약류를 2년 반 동안 지인 3명과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가 됐다. 결국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미 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사건이다. 그렇지만 뒤늦게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이 정치권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수사를 담당한 서울동부지검이 지난해 이 씨의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주사기는 17개다. 이 가운데 1개는 이 씨가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나머지 주사기의 사용자는 밝히지 못했다. 당시 수사팀은 나머지 16개 주사기의 사용자를 찾기 위해 수사 확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검찰은 주사기 사용자의 신원을 모두 밝히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
이를 두고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수사팀은 이 씨와 함께 마약 투약 전력이 있는 지인을 포함해 연예인 등이 주사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 확대를 검토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해당 주사기의 사용자가 연예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정보지 등을 통해 제기된 가능성이 아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가능성이다. 연예관계자들도 검찰이 관련 사안에 대한 수사를 다시 대대적으로 진행한다면 연루 연예인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행여 연예인이 문제의 주사기 사용자라면 과연 누구일까. 연예계에선 이를 두고 추측과 소문만 무성하다. 특히 연예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두 가지 포인트다. 첫 번째는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함께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유명 CF 감독 A다. 아직 검찰은 A가 누군지에 대해 실명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검찰 주변에선 A가 유력해 보이는 인물에 대한 얘기가 거듭 흘러나오고 있다. 연예계에서도 A로 유력해 보이는 CF 감독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만약 지금 소문으로 떠도는 A가 실제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 맞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A는 상당히 유명한 인물로 연예관계자들만 아는 CF 감독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마약에 연루돼 구설수에 올랐던 몇몇 가수들보다 더 유명세가 높은 인물일 정도다. 따라서 그 파장은 유명 연예인 마약 사건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씨의 집에서 발견된 주사기의 사용자로 연예인이 거론되면서 연예관계자들은 A와 친분이 두터운 연예인들 가운데 연루자가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 포인트는 강남의 유명 클럽 B다. 이 씨가 마약을 불법 투약했던 장소 가운데 서울 강남의 한 클럽이 포함돼 있다. 또한 이 씨는 과거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지분을 소유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씨가 지분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B 클럽은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클럽 가운데 한 곳이다. 당연히 연예인들도 자주 찾는 클럽이다.
강남 B 클럽 측 관계자들에게 이 씨에 대해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진 못했다. 이 씨가 해당 클럽의 지분을 갖고 있었는지, 자주 클럽을 찾는 편이었는지 등을 물었지만 대부분 잘 모르겠다는 반응만 나왔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B 클럽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 가운데 이 씨와 친분이 두터운 이들이 몇몇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분위기에선 평소 친분이 있고 해당 클럽을 자주 찾는다는 이유만으로 마약 연루설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연예인들도 상당히 조심하는 눈치다.
관건은 검찰이 관련 수사를 재개하느냐다. 현재 검찰 측은 “수사는 종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절차상 남아있는 부분이 있다”고만 밝힐 뿐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수사는 종결돼 가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정치권에서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매스컴에서도 16개의 주사기 사용자에 대한 의혹을 거듭 보도하고 있어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연예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해당 주사기들에서 채취한 DNA를 검찰이 보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약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에서 체취한 DNA는 매우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다. 이를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여 연루 연예인이 있다면 언제라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