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대기·아이스·떨 팔아요’ 클릭하면 안방까지 ‘헐~’
‘세계 마약퇴치의 날’ 기념행사에서 인천공항세관이 공개한 마약 은닉 도구들.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에는 마약의 종류가 늘어나는 만큼 마약을 주고받는 유통방법도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앞서의 사례처럼 인터넷 온라인 사이트·SNS 등을 이용해 구매하고, 퀵서비스·택배 등을 통해 전달받는 수법이 늘어나면서 마약은 우리의 생활 주변에까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마약을 외국에서 반입하는 것도 과거 직접 해외로 나가 몰래 들여왔다면, 요즘은 공급책이나 마약투약자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해외직구(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형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74건(39.9㎏·728억 원 규모)의 마약 밀반입을 적발했다. 이중 국제우편을 통해 들여오다 적발된 것이 109건, 특송화물은 32건으로 전체 81%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308건 중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해 적발된 건이 각각 228건과 40건으로 87%를 기록했다. 또한 사이버 단속으로 적발한 마약밀수 불법 사이트는 지난 2010년 12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단속한 건수는 이미 19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오 의원은 “해외직구가 급증하면서 국제우편과 특송화물로 들여오다 적발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마약류 밀수 추세 변화에 맞추어 마약조사를 질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서로의 얼굴이나 신분을 알리지 않는 온라인 사이트나 SNS 상에서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유통도 ‘비노출·비대면 거래’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 택배나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마약을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고속버스 수화물이나 물품보관함 등도 이용되기도 한다.
집행유예기간에 또 다시 필로폰을 불법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징역 10월 실형을 선고 받은 배우 김성민 역시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서 온라인 광고를 보고 필로폰을 구입, 퀵서비스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터넷과 SNS·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마약 판매 광고글’ 등이 무작위로 퍼져나가면서 마약 투약 전과가 없는 일반인은 물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까지 쉽게 마약에 노출되고 접근할 기회가 생기고 있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단속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 마약사범은 몇 년새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0~2014년) 마약류사범의 전체 숫자는 지난 2010년 9732명에서 2014년 9742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류사범 수는 2010년 35명에서 2014년 10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만 해도 79명으로 집계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