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김태규·이용 단수 공천에 정진석 출마 선언까지…공관위 수습에도 당내 비판 속출

광역단체장 후보군에서도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다.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추경호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2022년 윤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으로 위촉됐으며, 계엄·탄핵 정국에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는 내란 공작” “계엄 선포는 대통령 고유 권한” 등 계엄 옹호 성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당내에선 선거를 앞두고 어렵게 조성된 ‘절윤 기조’가 다시 흔들리는 것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나온다. 조은희 국회의원(서울 서초갑)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서 “우리는 ‘절윤’을 선언했다. 그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번 공천 결과는 무엇인가”라며 “출마 의사 표명조차 자제해야 할 인물들이 공천 심사 테이블에 오르고 공천됐다”고 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에서 “이번 선거의 성격이 ‘윤어게인 대 반어게인’으로 가게 되면 굉장히 힘들어진다”며 “선거 승리보다 본인들(당 지도부)의 입지, 친윤의 입지 강화를 더 중시했다는 씁쓸함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 선언이 당내 갈등을 키우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4월 30일 박수현 민주당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공주·부여·청양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실장은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 컴퓨터 1000여 대를 초기화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으며, 헌법재판관 후임 지명 과정에 개입한 의혹으로 기소된 상태다.
국민의힘 당규상(윤리위원회 규정 제22조)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성범죄·사기·횡령·배임·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 뇌물·불법정치자금 수수·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범죄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내 각종 경선의 피선거권과 공모 응모자격이 정지되고, 당협위원장 및 각급 당직자의 경우 직무가 정지된다. 형이 최종심에서 확정되면 탈당권고 이상의 징계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재심 요구가 있고 정치탄압 등 상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 당 대표가 중앙윤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3일 정 전 실장의 복당 문제를 심사하기로 했다가 당 내부 반발을 의식해 회의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일부 의원들과 충남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 전 실장의 공천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개 표명했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정 전 실장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며 “자숙과 반성 없이 국민적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당초 4일로 예정됐던 지사직 사퇴 및 충남지사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충남도의회 김옥수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성명서를 내고 “정 전 실장의 공천 논의 과정을 바라보며, 깊은 유감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지금의 공천 논의는 책임의 확인이 정치적 면책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충남의 민심은 과거로 돌아가는 정치가 아니라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정 전 실장의 공천 신청 관련 논의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정 전 실장의 공천 여부를 공관위 판단 영역으로 넘기며 거리를 두는 인상이다.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정 전 실장의 공천 여부는 공관위가 자체적으로,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으로, 공관위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관위가) 당 내부에서 제기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가장 합리적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