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은 떴는데 ‘별’볼 일 없네
▲ 고아라가 깔끔한 블랙 원피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에 들어서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시상식의 백미하면 뭐니 뭐니 해도 레드카펫 행사다. 그중에서도 섹시함을 자랑하는 여배우들의 드레스는 분명 영화제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올해는 특히, 최근 각종 영화제에서 포스트 김혜수를 자처했던 김소연 박시연 등이 섹시드레스를 입고 나왔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기대감이 높았던 게 사실. 하지만 파격적인 노출을 자랑하는 여배우들의 드레스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김윤진 김성령 박진희 고아라 등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노출이 과하지 않은 깔끔한 블랙 원피스 등을 선택한 것. 대신 결혼 후에도 빛나는 몸매를 간직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한채영,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깜짝 공개한 신애, 또 임신 중임에도 강렬한 빨간 미니드레스로 시선을 사로잡은 김지영 등이 레드카펫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레드카펫 행사를 지켜보며 유독 눈에 띄었던 부분은 입장을 하는 배우들의 태도가 여느 때와는 무척 달랐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팬들의 뜨거운 환호에 미소 띤 얼굴로 손을 흔들어 주는 게 배우들의 답례였다면 올해는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MC를 맡은 김아중과 대종상 홍보대사 안성기를 비롯해 롱드레스를 입어 걸음걸이가 불편할 것 같은 여배우들마저도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아마도 침체된 한국영화계에서 배우들이 먼저 관객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영화계 내부의 자체적인 움직임이 있었던 듯싶다. 심형래 감독은 이런 현상에 대해 “멀리서 온 팬들인데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느냐”며 “한 명의 영화인으로서의 작은 노력”이라고 설명해주었다.
▲ MC 김아중(왼쪽)과 남우주연상 김윤석. | ||
큰 규모의 행사다보니 현장 곳곳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눈에 띄었다. 경호원들과 극성팬간의 충돌, 더 좋은 그림을 연출하기 위한 취재진들의 몸싸움 등은 올해도 여전했다. 무대 뒤에 위치한 배우들의 퇴장 통로 겸 주차장에선 최고급 외제승용차가 후진하던 중 주차돼 있던 한 승합차량의 문짝을 들이받는 작은 교통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문짝이 크게 훼손된 승합차량은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유준상의 소속사 차량이었고, 고급승용차는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차량이었다. 사고처리가 잘 됐는지 궁금하다.
올해 대종상영화제의 가장 큰 아쉬움은 배우들의 참석이 역대 영화제 사상 가장 저조했다는 점이다. 각 부문 별 후보 모두가 참석하여 함께 수상결과를 지켜보는 일은 전혀 없었으며, 심지어 남우주연상은 후보에 오른 송강호 황정민 임창정 하정우 김윤석 5명 중 수상자인 김윤석만이 참석해 미리 수상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객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만했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