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에 딱맞는 ‘배역’ 입었어요
SBS 아침드라마 <며느리와 며느님>의 주연으로 발탁된 문정희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 후 40개의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고 한다. 엄청난 양을 입증하듯 그의 대기실에는 하루 안에 다 갈아입을 수나 있을까 싶은 의상들이 즐비해있었다. 여기에 <달콤한 나의 도시>까지 두 편의 드라마를 소화해내고 있는 문정희는 요즘 잘 수 있는 시간이 두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감사한 일”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는 그는 벌써 10년차 배우다.
“드라마를 2편 하니까 아무래도 잘 시간이 없죠. 그래서 촬영 중간 중간 졸음이 오면 줄넘기를 하면서 잠을 깨요. 원래 조깅을 좋아하는데 달릴 시간이 없어서 줄넘기를 시작한 지 8~9개월 정도 됐죠. 처음에는 200개씩 시작하다가 요즘은 하루 4000개 정도 넘어요.”
문정희의 탄력 있는 연기와 몸매는 다 운동에서 온 것. 어릴 때부터 무용을 해 전국대회를 나갈 때마다 입상했다는 그는 성인이 되고 난 후 마땅히 운동할 곳이 없어 재즈댄스, 살사댄스를 비롯해 택견과 태권도까지 배웠다.
“남들은 아깝다고 하지만 저로선 기회가 있을 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남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단, 그걸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과하거나 부족한 때가 아니라 단지 제가 ‘남유희’역을 맡았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거죠. 이미 무대에 섰을 때 제 끼를 발산하면서 너무도 기뻤기 때문에 ‘이제야’라는 느낌은 없어요. 사실 전 무대가 제일 좋아요. 점점 더 무대에 서고 싶어져요. 예전에 절 뮤지컬 배우라고 말하던 이들이 이젠 TV연기자라고 할 때면 기분이 이상해요.”
이렇듯 열정도 많고 그만큼 열심히 하는 문정희는 집에서는 어떤 딸일까. 1남2녀 중 장녀인 그는 “큰딸로서 애교도 부리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큰딸보다 큰딸이 하는 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언까지 해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서른두 살인 자신의 인생만큼 연기경력이 쌓였을 땐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