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는 11차 혁신안을 통해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정세균, 문희상, 안철수, 김한길, 이해찬 의원 등 2007년 대선 패배후 당을 이끌었던 전직 대표들에게는 열세지역 출마를 요구했다.
반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에게는 부산 출마를 주문했다.
다음은 11차 혁신안 전문.
사진= 일요신문DB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오늘의 실천이 있을 뿐, 혁신에 내일은 없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위원장 김상곤입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민과 당원의 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6월 12일 당권재민 혁신위원회의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6월 23일 광주에서 100인 원탁회의 이후 첫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후에도 혁신위원회는 강원 도민 원탁토론회, 청년 원탁토론회, 부산·경남 원탁토론회를 진행하며 시민과 당원을 만났습니다.
또한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광역·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지역위원장과 노인·여성·청년·노동 등 전국위원회, 을지로위원회와 관련 현장 관계자,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자영업자와 시장상인 등 삶의 현장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며 우리당 혁신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은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혁신안이 당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혁신의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준 당무위원과 중앙위원, 그리고 국민과 당원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지난한 시간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혁신은 감내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고 그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온 힘을 다해야 했습니다. 국민과 당원의 한숨과 실망, 그리고 분노의 숨결이 혁신위원회에 거칠게 다가왔습니다. 혁신은 그 한숨과 실망을 줄이고 분노를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국민은 언제나 현명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심은 마지막에 가장 현명하다. 국민이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나. 그러나 마지막 승리자는 국민이다.”(김대중)
“그것은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것과 같다.”(노무현)
“소리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 무엇이 국민을 더욱 편안하게 하고, 무엇이 더욱 민생을 돌보아 국민통합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인지에 논의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김근태)
이 말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것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와 함께 우리당은 세 개의 시대적 과제를 위해 지난 60년간 사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입니다.
우리당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세웠고, 평화와 통일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는 민주정부 10년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당은 과거의 찬란함마저 지키지 못하고 계파주의와 기득권에 질식 당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당을 일으켜 세울 단 하나의 디딤돌은 바로 혁신입니다.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의 혁신을 넘어서는 또 다른 혁신을 이루어야만 합니다.
그 혁신은 바로 민생과 복지, 경제민주화입니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고 정치를 바꿔 국민의 희망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겨울에 씨를 뿌린 들 싹이 나지 않고, 자갈밭과 모래밭에는 씨를 뿌릴 수 없습니다. 혁신위원들의 마음은 이른 새벽 자갈밭을 갈러 나가는 소의 심정이었습니다. 민생복지정당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밭을 가는 일이 혁신위원회의 일이었습니다.
밭을 가는 일은 한 번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파주의와 기득권을 먼저 타파해야 했습니다. 자갈이 뒤덮인 황량한 우리당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어떤 혁신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것이 계파주의와 기득권 타파를 비롯한 새로운 지도체제로의 혁신이었습니다. 계파의 대리인 체제로 운영되는 지도체제가 아닌 지역, 세대, 부문, 직능으로 구성된 지도체제를 통해 민심을 대변하는 지도체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민생복지정당이라는 씨앗을 마련했습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말에 갇혀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허비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을 근본으로 국민의 아픔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민생복지정당이라는 우리당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말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을 통한 변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혁신안들은 변화입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변화가 사람의 변화입니다. 실력, 도덕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우리당 후보로 선출할 때, 국민들은 우리당의 변화를 느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가 되어 민생복지정당이라는 정체성을 실천할 때, 국민들은 비로소 우리당을 수권정당으로 인정할 것입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 관한 세부 사항과 공천과 경선에 대한 혁신안은 그렇게 마련된 것입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 좋은 후보 공천, 그래서 이기는 공천안을 만들었습니다. 정치신인에게 가산점을 주고 청년과 여성의 정치 참여를 위한 혁신안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공천단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것이 될 것입니다.
11차에 걸친 혁신안으로 우리당은 변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당은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변화를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당은 60년 동안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고, 고난 속에서 항상 희망을 건져 올렸습니다. 우리는 희망을 확신으로 만들어 온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과 함께 했고 국민에게 한 약속을 우리당이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우리당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첫째,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의 새정치민주연합’이 되어야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주권재민, 즉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옴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대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득권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현될 것입니다.
둘째, ‘민생복지정당’은 우리당의 정체성이자 이정표입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실체 없는 프레임을 부수고 민본의 가치를 세워야 합니다. 진보를 위한 진보, 보수를 위한 보수가 아니라 민생을 해결하는 민생복지정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셋째, 계파를 넘어 국민과 당원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계파의 기득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과 당원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탈바꿈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권재민의 정신으로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그와 함께 지방자치분권을 실천하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넷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책 실천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각 상임위원회 별로 당의 정강정책을 관철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책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상임위원회 간사를 중심으로 모든 의원들과 보좌진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당은 민생의 아픔을 함께 하는 현장형 정당, 끊임없는 노력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미래의 어젠다를 제시하는 정책 실천 정당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혁신을 실천할 때, 우리당은 다시 승리의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이제부터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실천이며, 그 실천의 주체인 사람입니다. 혁신안은 최소한의 제도입니다. 국민과 당원은 지금의 혁신안보다 더 크고 강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마음을 담은 충언을 우리당에게 바칩니다. 계파주의와 기득권이 아닌 순수한 희생과 실천으로 우리당을 바꿔달라고 이 고언을 드립니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다음의 사항을 촉구합니다.
1. 당권재민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합니다. 야권 연대와 통합의 원칙과 정신은 혁신입니다. 연대와 통합을 추진하더라도 혁신안과 혁신의 정신은 반드시 관철해야 할 것입니다. 혁신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함께 무너짐을 우리당은 각골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2. 감동은 의무가 아니라 희생에서 나옵니다. 당 대표와 지도부에게 국민을 감동시킬 자기희생을 요구합니다.문재인 대표는 먼저 혁신안 실천에 모든 노력을 다 해 민생복지정당, 수권정당의 기틀을 닦아 주십시오. 또한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서 우리당 총선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주십시오. 최고위원들에게 요구합니다. 갈등과 분열에 종지부를 찍고 통합과 단결로 나아가 주십시오. 멸사봉공의 자세로 총선에 임할 것을 촉구합니다.
3. 계파주의와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우리당의 책임 있는 분들의 백의종군, 선당후사가 필요합니다. 2007년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이후 우리당을 이끌었던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에게 요구합니다. 분열과 좌절을 넘어 통합과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을 실천해 주십시오. 당의 열세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 주십시오. 그때 우리당이 가진 두려움은 용기로 바뀔 것입니다. 전직 대표들께서 우리당의 투혼을 되살려 주십시오.
4.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것은 작은 흙무더기입니다. 도덕성은 우리당을 넘어지게 하는 흙무더기입니다. 오늘 통과된 혁신안처럼 하급심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후보 신청 자체를 하지 마십시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엄격히 실력을 평가하고, 공직후보자 검증위도 무관용의 원칙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당헌 당규에 명시된 부적격 심사 기준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과 부적격자 및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하위 20%는 공천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5. 탈당, 신당은 최대의 해당 행위입니다. 우리당에게 관용 없는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합니다. 공개적으로 탈당 및 신당 창당이나 합류를 선언한 사람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어떠한 형태의 복당도 불허해야 할 것입니다.또한 국민을 위해 정권과 싸우지 않고,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당원을 모독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해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당에게 요구합니다.
6.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과 평가위원들을 조속히 선임하고 평가위원회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한 우리당은 실력, 정체성, 도덕성을 갖춘 인재의 발굴과 영입 및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인재영입위원회의 조속한 정상화와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합니다.
7. 마지막으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반드시 혁신을 실천하여 서민과 중산층, 약자와 일하는 자의 정당이 되겠습니다. 국민이 아픈 곳에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갑질 정권, 갑질 경제와 싸우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민생복지정당으로 거듭나 수권정당이 되겠습니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에게 무슨 고도의 정치력과 능숙한 수완이 있었겠습니까. 오직 우리당을 바꿔야 국민과 당원들이 가진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선의와 행동하는 양심이 있었을 뿐입니다.
국민과 함께 앞으로 가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9월 23일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이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