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리턴패키지’ 올라타면 ‘도랑치고 가재잡고’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고용노동부가 함께 마련한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 예정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신한은행이 소상공인 전환대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아래 사진 왼쪽).
‘영철버거’처럼 트렌드나 상권의 변화, 치열한 경쟁 등으로 매출은 회복 조짐이 없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데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등 비용은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을 맞게 되면 결국 폐업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사업이 실패한 것도 억울한 일인데 그렇다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을 바쳐 노력한 내 점포를 헐값에 넘겨야 한다면 더욱 속이 쓰리다. 이렇듯 폐업을 했거나 폐업의 상황을 맞게 된 창업자들이라면 중소기업청·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고용노동부, 3개 기관이 손을 잡고 마련한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에 문을 두드려보자.
이 사업은 폐업 예정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폐업과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추진된 사업으로 폐업 과정에 대한 사업정리컨설팅과 취업을 위한 재기교육, 고금리 융자에 대한 전환대출을 패키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정리컨설팅은 취업의사가 있는 폐업 예정 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이고, 재기교육은 폐업 예정 소상공인과 더불어 이미 폐업한 소상공인도 지원 대상이다. 단 임대사업자나 비영리법인의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희망리턴패키지의 구체적인 이용법을 폐업을 결정한 A 씨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오피스 밀집지역에서 작은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던 A 씨. 창업 후 1년 동안은 장사가 잘됐다. 그런데 주변에 크고 작은 경쟁 점포가 6곳 정도 더 들어서면서 손님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재 상권에서는 매출 회복 등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A 씨는 고심 끝에 폐업을 결정했다.
희망리턴패키지 프로그램 소식을 접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한 그는 곧바로 신청에 나섰다. 과거 경리사무직 경험이 있어 창업보다는 재취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마음먹은 것. 온라인으로 사업정리컨설팅 신청서를 제출했더니 며칠 뒤 지원자로 선정이 됐다고 연락이 왔고 해당 지역센터의 담당자와 컨설턴트가 A 씨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컨설팅이 이루어졌다.
사업정리컨설팅은 사업정리절차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과 각종 신고사항 등 일반 컨설팅분야와 폐업 사업양도 등 사업정리의 절세 방법 등 전문성이 필요한 세무컨설팅에 대해 최대 5일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담당 컨설턴트에게 지급되는 수임료는 모두 정부에서 지원, A 씨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없었다.
A 씨는 컨설팅과 동시에 무료로 제공되는 재기교육도 신청했다. 재기교육은 22개의 외부 전문 교육기관을 선정하여 전국 16개 시도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10시간으로 2~3일 소요되며, 희망리턴패키지 홈페이지에서 교육정보를 확인하고 가까운 지역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시간의 80% 이상을 참석, 과정을 수료하면 교육 수당 3만 원도 받는다.
사업정리컨설팅 또는 재기교육을 수료한 사람이 고용부의 취업성공패키지 1단계(취업상담 및 취업계획 수립) 이상을 수료하거나 자구 노력으로 취업을 하게 되면 ‘전직장려수당’도 지급된다. 연매출액 8000만 원 미만의 자영업자라면 75만 원(소득세 포함 96만 1530원)을, 연매출액 8000만 원 이상 1억 5000만 원 미만의 사업자는 65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연매출액 8000만 원 미만이었던 A 씨는 재기교육을 수료한 뒤 75만 원의 전직장려수당을 받고 본격적인 취업 활동단계에 들어갔다.
만약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제2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의 대출이 있다면 전환대출 융자지원 신청도 가능하다. 매출액 1억 5000만 원 미만의 사업정리컨설팅이나 재기교육 수료자 중 폐업, 온라인교육, 취업활동 등 일정 요건을 갖춘 프로그램 참여자는 제2금융권에서 받은 1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7%의 저금리로 전환해 주는 소상공인 전환대출 신청자격도 부여된다.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참여자는 일정 대출 요건을 갖춘다면 신용등급 제한 없이 신청이 가능하고, 일반 소상공인도 소상공인 전환대출에 참여할 수 있으나 신용등급 4~5등급만 신청이 가능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광노 실장은 “폐업이라는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이 해당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하면서도 실패라는 결과물을 두고 대부분 의기소침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바른 폐업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리턴패키지 지원기간은 2015년 예산 소진시까지며 오는 10월 23일까지 희망리턴패키지 온라인 교육과정인 ‘사업정리 재기교육 과정(10차시)’를 수강하는 선착순 500명에게는 온누리상품권 5000원권이 지급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