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하는 것들 먼저 도와주고 뒤에 나눠라
양곤 투와나 국립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씨름선수권대회 대회장인 한국 이한성 의원을 미얀마 방송사가 취재하고 있다(위). 양곤서 지난 20일 열린 세계씨름선수권대회 개막식.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을 좋아합니다. 한국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이 경기장에서 한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 등 문화 콘텐츠로 시작된 한류. 이 한류에 이젠 담아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씨름의 기술처럼 우리가 잘해 나가고 있는 ‘기술’들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나갈 것들이지만 이미 시작된 분야도 있습니다. 크게는 5가지의 기술들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절실히 원하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젊은 청년들은 한국산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합니다. 제가 한국에 다녀올 때 부탁하는 딱 한 가지가 ‘한국 중고 스마트폰’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쁜 선물입니다. 양곤에서 가장 잘되는 숍이 한국 스마트폰 중고숍과 AS센터입니다. 새것이 아니니 고장도 자주 날 텐데. 저는 중고를 가져오면서 늘 중국처럼 싼 한국의 제품이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합니다. 싸게 공급되어야 할 ‘통신기술’입니다.
양곤 국제공항은 작년까지만 해도 정전이 잠깐 될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양곤 주택가에는 아직도 하루에 두세 번 전기가 나갑니다. 시골마을엔 밤에 몇 시간씩 정전이 됩니다. 그러니 익숙해져 살지만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지 모릅니다. 바로 ‘에너지 기술’입니다. 지난 3월 북부 카친 주정부에 한국기업 KD파워가 가정용 조명제품을 3만 세트 공급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신뢰를 받은 이 기업은 태양광과 LED와 배터리를 융합하는 제품으로 전력을 보급합니다. 공급업체는 한국업체가 유일합니다. 태양광 모듈에서 6시간 전기를 생산해 19시간 동안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력입니다. 바로 에너지 기술입니다.
미얀마는 농업인구가 60% 가까이 됩니다. 대표적인 수출품목이 아직은 쌀과 콩입니다. 콩은 인도로 대량 수출합니다. 여기 농업부 관리들은 최근에도 한국의 미곡처리 시스템과 농업기계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드나듭니다. 몇 년 전에는 한국의 콩재배 기술과 식품으로 가공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농업기술이 선진화된 나라입니다. 이 나라 수도 네피도에는 한국의 농업기술 연구팀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팀이 요즘은 콩에 이어 벼에 대한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농업부 관청 안에는 한국의 우수한 식품가공기기들을 설치하고 세미나를 엽니다.
우리 농촌진흥청은 세계 15개국에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설립해 우리의 농업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베트남, 케냐, 브라질 우즈베키스탄 등. 앞으로 세계는 ‘농산물 전쟁’에 직면할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자원과 땅이 부족한 우리에겐 기술전파를 통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일이 아주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도와주지만 나중에는 농업자원을 공동개발하므로 공동의 이익을 나누게 됩니다. 우리가 잘하는 ‘농업기술’입니다.
지난해 양곤에서 4시간 걸리는 이 나라의 성지 짜익티요 케이블카 사업권을 한국기업 스카이아시아가 따냈습니다. 이 나라는 남한의 6배 되는 넓은 나라이지만 도로가 너무 열악합니다. 버스로 이틀을 가는 데도 있습니다. 도로사정 때문입니다. 건설 분야의 ‘기술’이 절실히 필요한 나라입니다. 케이블카 BOD사업을 따낸 이 회사 대표의 성공사례가 한인사회에서 화제입니다. 그는 미얀마에서 오래 사업을 하기도 했지만 정부의 신뢰를 얻어내는 그 방법이 참신합니다. 경제 관련 장관이나 실무책임자에게 매달 직접 편지를 썼습니다. 이메일이 아닌 잉크가 묻은 편지로, 진행되는 사항이나 감사해야 할 일들을 써서 보냈다고 합니다. 한국인들은 여기서 사업할 때, 뒷돈이 들어간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그는 외국인 투자법에 준해서 일을 하며, 관리들에게 감동을 얻어 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은행들이 투자를 거절해 외국의 투자를 받아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건설사업 할 때, 꼭 새겨둘 만한 ‘정직한 기술’입니다.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 미얀마. 씨름과 키리처럼 스포츠에도 닮은 게 많습니다. 그래서 문화와 스포츠에 대한 ‘기술’도 교류하길 희망합니다.
정선교 Mecc 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고아를 위한 NGO Mecc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