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고모들 가세…온가족이 진흙탕
정 씨 측 관계자는 “아들과는 워낙 사건사고가 많아 관계가 소원했던 게 사실이지만 평소 딸들과는 사이가 좋았다.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멀어진 딸이 있어 매우 안타까워하신다. 미국에 있는 딸은 박원석 대표 곁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이 부분을 안쓰럽게 보는 것 같다. 또 개인적인 일로 아버지 박만송 회장과 멀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 영향도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 측은 “큰딸만 정 씨의 재판을 돕고 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엔 정 씨는 셋째, 넷째 딸과도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반면 박 대표는 넷째 딸과도 꾸준히 연락을 하는 사이다”라고 말했다.
편 가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만송 회장에게는 한 명의 누나와 6명의 여동생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도 집안 다툼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었으나 7명 가운데 5명이 정 씨를 유기치상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하면서 싸움의 ‘판’을 키웠다. 이들은 정 씨가 박만송 회장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건강이 악화됐으며 그러는 사이 정 씨가 관리하는 A영농조합에서 횡령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 씨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앞의 관계자는 “소장을 보면 여동생들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쪽에서는 박원석 대표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평소 부모와 왕래도 거의 없었던 박원석 대표가 고모들을 앞세워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박만송 회장이 쓰러져 병원을 찾기까지 과정에 대해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정 씨 측에 따르면 박만송 회장이 넘어져 두통을 호소하자 바로 병원에 갈 것을 조언했지만 “날이 밝으면 가자”는 말에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그 사이 (지방에 있던->삭제) 큰딸을 집에 불렀고 해가 뜨자 박원석 대표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이후 119를 불러 다함께 이동했는데 위급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자택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아닌 평소 다니던 병원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원석 대표 측은 “박 대표는 고모들이 소송하려는 것을 막는 입장이었다. 다만 소송이 시작되고 고모들이 모르는 부분을 물어오면 설명해줬다. 박 대표가 정 씨와는 관계가 좋지 않아도 아버지와는 회사에서 만나고 결제를 받고 회의도 함께 했었다. 그런데 박 회장이 병원에 가던 날 새벽 1시쯤 쓰러졌다는데 박 대표가 연락을 받고 가보니 아침이 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급하게 119를 불렀다. 가장 가까운 병원에 가자고 요청했지만 어머니가 다른 병원을 원해 결국 그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땐 박 회장은 의식이 없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횡령 부분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정 씨가 관리하는 A영농조합의 대표는 박만송 회장은 물론 일가 친척과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대표를 맡으면서 돈을 빼돌린 정황이 있어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음에도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대립하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로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리겠다”는 말만은 서로 같았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