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정치인 관련자 또 있다”
정치권과는 별개로 온라인상에서도 김 대표 사위 마약 사건은 숱한 화제를 뿌렸다. 특히 김 대표 사위와 함께 마약을 했다는 일행들이 관심을 모았다. SNS 등엔 김 대표 사위와 가까운 30~40대 남성들 사진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또 몇몇 여자 연예인 역시 이들과 어울렸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법적 문제를 떠나 유력 정치인 사위가 포함된 마약 사건에 일반 국민들의 눈과 귀가 그 어느 때보다 쏠렸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요신문>은 김 대표 사위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자제들과 한 때 모임을 가졌던 사업가 A 씨를 통해 이들의 실상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A 씨 역시 마약 투약으로 인해 한 차례 처벌을 받은 경력이 있다. 철저한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세간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유력인사들 사이에서 마약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 사위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었다.
자수성가해 강남지역에서 재력가로 소문 난 A 씨가 모임을 제안 받은 것은 청담동의 한 회원제 술집에서였다고 한다. A 씨는 “룸이 4개 정도 있는, 간판도 없는 술집이다. 거기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재벌 4세와 술을 먹다가 솔깃한 말을 들었다. 연예인급 여성과 술을 마시고 ‘2차’까지 즐길 수 있는 은밀한 모임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예인도 가끔 나온다고 했다. 인맥을 쌓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나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모임에 나간 2012년 연말을 잊지 못했다며 이렇게 회상했다.
“최고급 호텔 객실을 3개 빌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날 나를 포함해 10여 명이 참석했다. 여자는 4명이었는데 그 중엔 연예인과 모델이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는 일반인이었는데 둘 다 유학파였다. 남자 중 한 명은 유명한 정치인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지금도 TV에 많이 나오는 정치인이다. 또 재벌가 4세와 유력 중견기업 대표도 있었다. 김무성 대표 사위 얘기도 듣긴 했지만 직접 보진 못했다.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여자 중 한 명과 성관계도 했다. 그날 비용은 신고식이라며 내가 냈는데 방값을 포함해 대략 3000만 원 정도가 나왔다. 돈에 구애받진 않지만 하루 노는 것치곤 과했던 것 같다.”
그 이후 A 씨는 서너 차례 더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어지는 A 씨 얘기다.
“매번 장소가 달랐다. 호텔도 바뀌었고. 회원제 클럽과 술집에서도 만났다. 그때 만난 멤버들 중엔 또 다른 정치인 사위도 있었다. 두 번째 모임에서 같이 얘기를 나누던 여성이 대마초를 권했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두려웠지만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일행들 모두 마약 경험이 있었다. 한 클럽에선 술을 마시다 그 자리에서 성관계를 한 적도 있다. 우리가 찾는 클럽의 VVIP룸엔 침대와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룹’으로 한 적도 있었다. 남자들은 물론 여자들도 전혀 그런 것을 개의치 않았다. 나도 경험해보기 전까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A 씨는 당시의 일을 후회하고 있다며 이른바 상류층 자제들의 도덕적 문란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A 씨는 “결국 나는 마약 투약으로 처벌을 받았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건 잘 알지만 정말 이 사회의 지도층들 행태는 밑바닥이다. 마약을 하고 문란한 성생활을 한다”며 “그런데 더욱 문제는 자신들이 이런 짓을 해도 누가 건드리겠느냐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 김무성 대표 사위 사건을 보면서 그런 부분들이 나타나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