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서 베르디의 선율과 세계정상급 성악가들의 하모니 펼쳐져
성남아트센터(대표 정은숙)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작곡가 주제뻬 베르디의 명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를 7년 만에 자체 제작해 오는 10월 15일(목)부터 18일(일)까지 나흘간 총 4회에 걸쳐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다.
성남아트센터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클래식과 오페라 관람객이 줄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독일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쾰른 등 세계 유명 오페라하우스들이 18~19세기의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던 전통적 오페라가 아니라 현대적 관점과 연출기법, 무대 ․ 의상 ․ 조명 콘셉트 등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오페라 제작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오페라 환경은 특히 더 척박해지고 성남 지역에 수많은 오페라 애호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대예술의 총합(總合)’이라 일컬어지는 오페라 제작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성남아트센터가 7년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고 제작배경을 설명했다.
현대 오페라는 연출과 무대 콘셉트가 트렌드로 이번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작품을 원작에서부터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연출 콘셉트는 원작보다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무대는 가상의 어느 시간과 공간으로 관점을 옮겨 현대적 시각에 의한 작품의 해석이 가능한 중성적이고, 융합적이며, 함축적인 의미를 담도록 꾸몄다. 의상 역시 화려한 원색의 환락적이고 퇴폐적이며, 현재 진행형의 감각을 표현하도록 반영했다.
이번 오페라의 지휘는 1987년 미국 탱글우드에서 레너드 번스타인과 세이지 오자와를 사사하며 탱글우드 콩쿠르에서 우승, ‘번스타인 상’을 수상한 지휘자 모란디는 현재 헬싱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Pier Giorgio Morandi)가 맡았다.
또한 연출에는 2010년 대한민국오페라 대상에서 연출상을 수상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인정받고 있는 장영아가, 무대와 의상 디자인에는 상명대학교 오윤균 교수가 중성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무대와 화려한 원색의 세련된 스타일의 현대적 의상을 선보인다.
특히, 이 작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비올레타’역에는 세계 정상의 프리마돈나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Irina Lungu)를 캐스팅했다. 알프레도 역에는 한국인 최초 등 전 세계 오페라하우스 주역가수로 활약 중인 테너 정호윤이, 뮌헨 국립오페라하우스 최연소 단원이자 유럽과 세계각지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가수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바리톤 유동직이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을 열연한다.
또 다른 비올레타에는 국립오페라단 상근 단원(2003~2007년)으로 활약한 성신여자대학교 오미선 교수가, 유럽의 30여 주요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가수로 활동하는 테너 박성규가 알프레도 역에, 수많은 오페라 프로덕션에서 주역으로 출연한 바리톤 박정민이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오디션을 통해 제르몽 역으로 캐스팅 되었다.
<사진=일요신문>
성남아트센터는 앞서 지난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남아트센터 정은숙 대표이사를 비롯해 지휘를 맡은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Pier Giorgio Morandi), 연출가 장영아,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Irina Lungu), 테너 정호윤, 바리톤 유동직, 무대미술가 오윤균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라 트라비아타’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은숙 대표는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10주년을 맡아 다양하고 괄목할만한 공연을 해왔지만, 오페라는 공연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7년만에 자체제작하게 되었다. 고심 끝에 ‘라 트라비아타’를 정한 것은 세계적인 유명세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에 맞게 제작해 이 가을에 감동을 드리고자 했다. 성남문화재단만의 ‘라 트라비아타’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공연인 만큼 충분히 감상하고 즐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휘를 맡은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는 “라 트라비아타는 전 세계 가장 유명한 작품이며, 훌륭한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은 전통적인 이태리 스타일의 골격에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성악가의 앙상블,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무대 등 독특한 베르디 오페라작품이 될 것이다. 특히, 사랑에 대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나누는 연인으로서의 사랑과 알프레도와 제르몽 부자간의 사랑까지, 비록 결과는 비극적이지만, 가족과 연인의 사랑이 가슴 깊이 전해지는 등 무대 및 성악과 오케스트라가 작품 내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고 전했다.
장영아 연출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늘 감동을 받는 작품이지만, 이감동과 비극 속에 가려진 비올레타의 여인으로서의 삶과 사랑에 대한 비극을 근본적인 요소로 두고,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라 트라비타’의 비극의 여주인공이자 매춘부로서의 여성의 삶을 조명해 현 동시대성에 대해 베르디 공연이 가지는 전통성을 부각시킬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비올레타의 신비감이 아닌 현대적인 감성과, 미래를 바라보는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무대와 합창단의 모습을 통해 비올레타의 현재의 모습, 선정적인 느낌이 아닌 삶의 굴레 속 현실, 비올레타의 창녀로서의 모습을 극대화시켜(서곡에서 부터 남성에 의한 폭력의 모습, 그 이면의 사회의 반대적 시선, 폭력의 진실성을 담아) 비올레타의 인간적인 외로움과 사랑, 갈등을 드라마적으로 표현했다”며, “연출이 두드러지면서 배우가 묻히는 것이 아닌 성악가의 드라마적인 감성과 상징적인 연출을 조화롭게 선보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이리나 룽구는 “이번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역을 맡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성남에서 펼치는 이번이 110번째 비올레타역을 맡게 되는 등 뜻 깊다”며, “매 공연마다 각기 다른 비올레타가 되었지만, 이번 무대는 훌륭한 연출 속에 새로운 비올레타를 연기하게 되어 음악적 비전과 기대 및 궁금증이 생긴다. 나는 함께 작업하면서 재미있었고 즐겁게 준비하고 관객 역시 함께 즐겨 달라, 진정성 있는 새로운 ‘라 트라비아타’를 직접 와서 보시길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알프레도를 맡은 테너 정호윤은 “‘라 트라비아타’는 전 세계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유명한 노래보다, 누구나 공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랑과 이별의 아픔, 가족 간의 갈등, 공감할 만한 스토리이지만, 매 공연 다른 모습으로 어떻게 보여드릴지 고민된다. 이번 공연에서도 감정적인 표현의 모습이 부담되지만 설레인다”말했다.
제르몽역의 바리톤 유동직은 “테너와 소프라노의 사랑 속에 아버지로서 갈등을 보여 줄 것이다. 반복되어지는 루틴의 작품이 아닌, 재창조의 작업으로 작품을 준비했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오페라를 통해 종합예술의 다양성과 대중화를 꿈꾸며, 7년만에 제작된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10월 15일(목)부터 18일(일)까지 4일간 평일 저녁 7시 30분, 토․일 오후 3시 등 총 4회 공연으로 열리며, 티켓가격은 VIP 22만원, R석 15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이다. 자세한 공연문의는 성남문화재단(031-783-8000),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하면 된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