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최 회장이 임기 1기 시절이었던 2009년 1월, 자신이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농민신문사>의 보수규정에 별도의 ‘퇴임공로금’을 신설했다는 의혹이 포착돼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일요신문DB)
지난 10월 6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최 회장의 고액연봉 및 호화생활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실이 농협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최 회장의 연봉은 3억 4906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재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농민신문사>에서도 3억 6941만 원의 연봉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와중에 <일요신문>이 포착한 <농민신문사>의 ‘퇴임공로금’ 규정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농협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규정은 <농민신문사>의 보수 및 실비규정 13조다. 내용인 즉 ‘퇴임 시 재임 중 본사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경우 별도의 규정에 따라 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
해당사의 퇴임공로금 규정은 최 회장이 임기 1기였던 2009년 1월에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문제는 그 의도성이다. 앞서 국감장에서도 밝혀졌듯, 이미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최 회장이 스스로 회장 겸직을 하고 있는 관계사의 ‘퇴임공로금’ 규정을 신설함으로서 퇴임 이후 또 다른 ‘돈 보따리’를 챙기고자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편으론 최 회장이 관계사인 <농민신문사>의 회장직을 겸직하는 것 자체도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농협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이 <농민신문사>에 출근하는 일수는 1년에 고작 몇 차례밖에 안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3억 6941만원의 고액 연봉을 챙겨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요신문>은 지난 14일 <농민신문사>의 ‘퇴임공로금’ 신설 당시 상황과 실제 규정 존재 여부에 대한 문의를 위해 ‘농협중앙회’ 측에 답변을 요청했다. 첫째는 2009년 1월 신설됐다는 ‘퇴임공로금 규정’의 실제 존재여부, 둘째는 최 회장이 직접 <농민신문사>의 이사회를 소집해 해당 규정을 의결했는지 여부, 셋째는 어떤 의도로 이를 신설했는지 여부 등이다.
또한 <일요신문>은 이미 국감을 통해 최 회장의 고액연봉 및 호화생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는 황주홍 의원실에 앞서의 문제에 대해 의뢰했고, 이에 황 의원실은 농협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우선 농협중앙회 홍보실 관계자는 16일 오전 본지에 “(최원병 회장에 대한 것이지만) 해당 문제는 관계사인 <농민신문사>의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 답할 수 없고, <농민신문사> 측도 그에 대해선 어떤 답변도 줄 수 없다고 알려왔다”라며 “해당 규정의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해선 뭐라 확답해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중앙회 측은 황 의원실에는 앞서의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일요신문>과 통화한 의원실 관계자는 “<농민신문사> 측에서 16일 오전 ‘퇴임공로금’ 규정 존재를 인정했다”라며 “<농민신문사> 측은 ‘최원병 회장이 퇴임하더라도 퇴임공로금 지급은 이사회 의결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고, 현재로서는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오는 11월 중 이사회를 소집해 의결 과정을 거쳐 해당 규정을 삭제 하겠다’라고 덧붙여 알려왔다”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및 <농민신문사> 측은 <일요신문>의 취재와 황 의원실의 답변 요청이 계속되자, 결국 문제의 ‘퇴임공로금’ 규정 존재를 인정하고 서둘러 ‘해당 규정 삭제’ 계획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 앞서의 의원실 관계자는 “<농민신문사> 측은 해당 규정 신설을 최 회장이 직접 주도했는지 여부에 대해 부인하면서 ‘당시 농협중앙회에는 이미 ’퇴임공로금‘ 규정(2005년 신설)이 존재했다. 이에 당시 <농민신문사> 내 최 회장 추종세력들이 주도하여 당사에도 ‘퇴임공로금’이 신설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