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 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16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강간 등)로 기소된 조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낸 인터넷 서신, 접견록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걱정하는 내용, 피해자도 진심으로 피고인을 걱정하는 내용이 많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는 조 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편지를 썼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의 진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서로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밝혔다. 무죄가 선고된 순간 조 씨는 법정에서 “감사하다”며 연신 흐느꼈다.
A 양 측 변호사는 “국민 정서와 유리된 판결이다. 사법 불신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조 씨는 2011년 8월 자신의 아들이 입원한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A 양을 만나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이듬해 5월까지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조 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징역 9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조 씨는 “서로 사랑했다. 강간이 아니었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결국 지난해 11월 “조 씨가 A 양의 의사에 반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 양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조 씨를 매일 면회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계속 보낸 점, 스마트폰 메신저로 애정표현을 자주한 점 등을 들어 조 씨의 주장을 인정했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