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막내 유난히 아꼈다”
▲ 고 장자연이 살던 빌라. | ||
“조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 애였어요. 참 예뻤는데. 걔 언니도 예쁘고. 경영학과를 나와서 난 그쪽(연예계)으로 안 가고 사업 쪽으로 갈 줄 알았어요.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요즘 애들이 엄마 말도 안 듣는데 고모 말을 듣겠어요?”
그렇지만 연예인이 된 뒤 그렇게 힘겹게 지내고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소속사랑 매니저가 있으니까 다 알아서 하는 줄 알았어요. 연예계가 그렇게까지 무서운 데인 줄은 몰랐어요.”
이번에 공개된 문건 등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했다. 오빠와 언니가 이미 성인인 만큼 직접 물어보라면서 가족이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가족들이 그냥 거기서 끝내자고 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어요. 왜 제3자들이 나서서 그러는 거예요? 진짜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는 길게 이뤄지지 못했다. 아침에도 너무 속상해 울었다는 고모 장 씨가 더 이상의 대화를 원치 않아서였다.
전라북도 정읍에서는 고인의 부모와 친분이 두터웠던 지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볼링 등을 즐기던 고인의 어머니가 상당히 세련된 여성이었고 두 딸이 모두 어머니를 닮아 상당히 예뻤다고 회상한다.
“참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몇 년 사이에 다섯 식구 가운데 셋이 세상을 떠났어요. 가족들이 막내 (장)자연이를 무척 예뻐했어요. 잘 아는 집 딸이 대학생 때 자연이 오빠랑 잠깐 교제했는데 종종 데이트할 때 자연이를 데리고 나올 정도였다고 그래요. 대학에 입학해 광주로 간 뒤 자주 못 봤는데 오랜만에 TV에서 얼굴을 봐 반가워했었죠.”
고인의 분당 이매동 집 주변 주민들은 고인의 언니를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자매가 워낙 각별한 사이였던 터라 언니가 더 걱정이라고. “이웃 주민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인사성 바른 아이였는데 그렇게 힘들게 지내는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하는 한 이웃 주민은 “우리 동네는 벚꽃 필 때 가장 예쁘다고 했었는데, 이제 곧 벚꽃이 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