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집무실 관할권 신경전
먼저 총괄회장이라는 자리는 롯데그룹 공식직함이다. 신 총괄회장이 자의든 타의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은 일본 롯데홀딩스에 국한된다. 신동주 회장이 아버지의 경영 복귀를 원한다고 한 것은 이 대목이다. 게다가 신 총괄회장은 현재 호텔롯데 대표이사다. 롯데호텔 34층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로서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해 34층에서 주무시거나 생활하기도 하지만 엄연히 호텔롯데 대표이사의 집무실 개념이다. 친인척이 오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회사의 공적 공간을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점거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며 “호텔롯데 대표이사이기에 임대료나 사용료는 회사(호텔롯데)에서 처리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 사옥이 별도로 있으며 그룹 사옥이라고 정식으로 칭할 만한 건물이 없다. 비록 고객이 투숙하는 호텔이지만 사무실용으로 쓸 수 있는 곳도 함께 있다. 즉 객실과 오피스가 따로 있는 것. 그룹 회장인 신동빈 회장 집무실도 서울 을지로 롯데백화점 건물과 함께 있는 롯데오피스빌딩 26층에 있다. 롯데백화점은 11층까지 운영하며 그 위층은 모두 사무실이다.
단, 비서실장 임면권은 총괄회장 개인에게 있다. 신동주 회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이일민 비서실장을 해임하고 나승기 변호사를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그룹 임원이 아닌 비서실장 해임과 임명은 본인(총괄회장)이 하는 것이 맞다”며 신동주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