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사장 소개로 형님 아우 인사하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가 통합 4연패를 달성한 후 환호하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선수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관대했던 것일까. 지난 15일 도박파문이 또 한 번 프로야구계를 뒤흔들었다. 수사당국은 구체적 정황이 포착된 두 선수에 대해 이미 수사를 시작했다. 나머지 한 명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이들 중 한 선수는 마카오에서 빌린 도박자금 때문에 조폭들의 변제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원정 도박 수사의 특징은 프로야구 선수들과 함께 광주송정리파, 영상포파 등 폭력 조직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야구팬들 사이에 “조폭과 야구선수들이 절친하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지금까지는 단순히 ‘썰’뿐이었다. 실체가 드러난 적은 없었기 때문. 하지만 이번 수사로 프로야구 선수들이 원정도박을 위해 폭력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조폭과 야구선수의 ‘은밀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재생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폭들과 야구선수들의 친분은 어느 정도일까. 앞서의 조폭 A 씨는 흥미로운 얘기를 꺼내놓았다.
“C 선수를 만난 건 유명 술집이었다. 서울하고 달리 지방 내려가면 유명한 술집 같은 데서 우리랑 야구선수들이 만날 기회가 많다. 다 거기서 거기다. 술집 사장 소개로 ‘형님’하면서 인사를 하게 됐는데, 원래 그 선수 팬이라 종종 경기를 보러가기도 하고 나중엔 같이 여행도 같이 다닐 정도로 정말 많이 친해졌다. 그 선수랑 친해지니까 또 다른 선수 소개받고 또 소개받고…. 그래서 원정 경기 합숙소에도 따라가고 그랬다.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거다.”
기자와 만난 조폭 D 씨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D 씨는 “대구, 광주 같은 지방으로 내려가면 동네가 별로 안 크니까 야구선수들이 술집 가면 되게 잘 보인다. 근데 또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이고 다 동창이다”라며 “‘맞고’ 사이버 머니를 환전해주는 걸로 돈을 수십억 벌었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특히 C 선수랑 엄청 친했다. 사실 C 선수가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밝혔다.
물론 일부 사례로 조폭과 야구선수 사이에 ‘친분’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도박 파문으로 조폭과 야구선수의 ‘돈독한(?)’ 관계가 확인될 수 있기 때문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