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임금동결·무파업” 동의서 채권단에 제출…4조원대 지원 이뤄질듯

[일요신문]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 지원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임금동결과 무파업 요구를 받아들이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당국, 채권단이 마련한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이 곧 시행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6일 오후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대의원총회를 한 후 “노조는 조합원과 간부들의 의견과 대·내외적인 조건 등 여러 상황을 검토하고 심사숙고한 결과 채권단에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시한 노조위원장은 “조합원과 간부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7000여 조합원, 5만여 전체 구성원의 생존권을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시한 동의 시한인 지난 26일 자정을 2시간 남짓 남겨둔 같은날 밤 10시 10분쯤 동의서 제출을 결정했다.

앞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수조 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이유로 대우조선해양에 구조조정과 자구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지난 23일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만나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임금동결과 무파업을 제시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실적 악화 책임을 노조에 돌리고 헌법상 권리를 부정하려는 것”이라며 동의서 제출에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채권단이 “26일 자정까지 노조가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해 결국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노조의 동의서를 접수하는 대로, 이사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에 4조 3000억 원대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