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이라 불러줘잉~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박하선은 얼마 전 종영한 <그저 바라보다가>(<그바보>)에서 이지적이고, 단아한 미술관 큐레이터로 열연했다. 이로 인해 ‘아나운서형’을 좋아하는 많은 남성들로부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 본 그는 통통 튀는 발랄함으로 가득하다.
“아직 인지도가 부족한 것 같다”는 박하선은 꽤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드라마 <경성스캔들>, <왕과 나> 등 일곱 작품에 출연했고, 영화도 세 편이나 찍은 신인답지 않은 신인이다. 특히 출연한 영화 중 두 편은 인기 높은 인터넷 만화가 강풀의 원작을 재구성한 <아파트>와 <바보>. 그런데 박하선은 이 만화가의 오랜 팬이란다.
“<바보>의 개봉이 2년 정도 늦춰지긴 했지만 당시 두 영화가 거의 동시에 시작됐어요.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는데 정말 하고 싶더라고요. 오디션 연락 온 게 밤 10시 정도였고, 그 다음날 아침이 오디션이었어요. 대본조차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인터넷 만화를 다시 보면서 인물분석하고, 나름대로 중요한 대사들을 발췌해 외워갔어요. 그런데 문제는 연기였던 거예요. 속상한 마음에 울고 있는데 운이 좋았는지 그 모습을 본 감독님이 ‘너에겐 진정성이 보인다’며 캐스팅해주셨어요.”
그래서 욕심 많은 배우가 됐다고. 그뿐 아니다. 박하선은 출연하는 작품마다 확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도 있지만 매 작품 ‘캐릭터’에 멈추는 것이 아닌 ‘아예 다른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고 연기한 덕택이기도 하다.
“제 팬들도 저를 몰라볼 때가 종종 있어요. 재밌게 본 작품이고,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데 저인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제 인지도가 낮은 탓도 있겠지만 사실 못 알아봐주는 게 기뻐요. 제가 그만큼 그 캐릭터와 일체화됐다는 거잖아요. 앞으로 많은 분들이 절 알아봐줘도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 때마다 박하선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