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겪은 이는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으로 특허를 낸 송명빈 씨다. 온라인 상의 ‘잊혀질 권리’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송 씨가 낸 특허는 2013년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소송의 발단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이버는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타이머챗’ 기능을 도입했다. 타이머 챗은 사용자가 설정한 기간이 지나면 대화창에서 글, 사진 등이 사라지게 하는 기능이다.
게다가 타이머챗 기능은 출시 10개월여 전에 송 씨가 네이버에 사업제안서까지 제출했던 바 있다. 송 씨는 당시 타이머챗 기능이 송 씨의 ‘파일에이징서비스’ 특허를 침해 했다고 판단, 소송을 검토했지만 소요될 소송 비용과 시간을 감안해 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네이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곳은 송씨와 2013년 국내 특허 전용권 계약을 진행하다 무산된 S사다. 당시 S사는 디지털에이징시스템에 대한 국내특허 전용권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금만 지급하고 중도금, 잔금 등을 지급하지 않아 2013년 2월 계약 해지됐다.
계약 무산으로 S사는 디지털에이징 특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계약 해지 사실을 숨기고 네이버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일 S사는 항소 각하 판결을 받았다.
송 씨는 “S사가 특허권자 몰래 소송을 제기한 점도, 법원이 자세한 정황 파악 없이 항소심까지 진행시켰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번 소송은 내 특허와 관계 없는 S사와 네이버 사이의 문제다”고 말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