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담 오빠, 청순글래머 어때요?”
▲ 지난 30일 MBC연예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과 신인상을 수상한 신세경. | ||
2009년 신세경은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박예진이 맡은 ‘천명공주’의 아역을 무난히 소화해낸 그는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확실하게 스타덤에 올랐다. 이로 인해 그는 2009년 MBC 연예대상에서 신인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MBC연예대상 신인상과 베스트 커플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너무 기분 좋아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내심 시청자가 직접 뽑아주시는 상인 베스트 커플상이 가장 욕심났었거든요. 실제로 받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생애 처음으로 받은 상인데 연기대상이 아닌 연예대상을 받았다는 부분도 남다른 의미라고 생각해요. 연기자인 제가 연예대상을 받은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생각해요.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해요.
―정작 상을 받을 땐 정신이 없었을 것 같아요. 다시 정식으로 수상 소감을 전한다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부담감이 커요. 어깨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드는데 행복한 부담감인 것 같아요. 상 받으면 꼭 말하려고 했던 분들을, 짧게 소감을 말하라고 해서 일일이 말하지 못해 아쉬움도 남고요. 나보다 더 고생한 스태프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감독님도 수상자셨는데 대본 쓰느라 참석도 못하셨어요. 작품을 위해 며칠씩 밤을 새우곤 하시거든요.
―여기저기서 축하도 많이 받았겠어요.
▲시상식 1부가 끝났는데 벌써 휴대폰에 문자가 몇 십 개나 와 있더라고요. 답장을 보내야 했는데 수상식이 모두 끝나니까 새벽 1시가 넘었어요.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자느라 답문도 못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야 연락을 취하게 됐죠.
―작품 속에선 정보석 씨와 매우 사이가 안 좋게 나오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하하. 절대 아니죠. 오히려 너무 잘해주세요. 선생님은 정말 매너가 몸에 밴 신사시거든요. 오히려 저를 너무 예뻐해 주셔서 정반대 상황으로 연기를 할 때 자꾸 웃음이 터지곤 해요.
―2009년 <선덕여왕>과 <지붕 뚫고 하이킥>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모두 대박이 났어요. 유독 대박 작품에만 출연하고 있는데.
▲아직도 얼떨떨해요. 늘 촬영장에만 있어서 저는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제가 2009년 운이 참 좋은가 보다 하는 생각만 하곤 했어요. <선덕여왕>도 그렇고 <지붕 뚫고 하이킥>도 그렇고.
―<선덕여왕>에선 ‘공주’로 화려하게 살다가 <지붕 뚫고 하이킥>에선 가정부로 추락했어요.
▲하하. 공주에서 가정부로 추락한 기분이라? 두 캐릭터가 의상이나 환경은 좀 다르지만 성격이 비슷한 면이 많아서 크게 차이는 느끼지 못했어요. 배우에겐 공주나 가정부라는 캐릭터보다 시청자의 사랑이 더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선 둘 다 제겐 과분한 배역들이죠.
―그래도 가정부역이라 허름한 옷만 입는 것은 좀 서운하겠어요.
▲사실 저보다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많이 속상해해요. 좀 더 예쁘게 입히고 싶은데 그러질 못한다며. 그래도 역할 상 필요한 부분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신세경은 문근영 김태희 김주혁 도지원 송지효 등이 소속된 나무액터스에 소속돼 있다. 중학생 시절 신세경의 가능성을 알아 본 나무액터스는 그를 발굴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시키며 스타 등극을 위한 준비를 거듭해 왔다. 그런 탓에 신세경의 초기 출연작들은 같은 소속사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문근영과 함께 출연한 <어린신부>에선 문근영의 단짝 친구로, <신데렐라>에선 도지원의 딸로 출연했다. 서태지의 앨범 포스터 모델로 데뷔해, 대형 연예기획사 나무액터스 소속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터라 어찌 보면 신세경은 무난히 연예계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신세경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숨겨진 원석 같은 배우인 터라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는 동안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마음고생도 많았을 터. 그런 탓인지 신세경은 늘 남을 먼저 배려하고 이해하는 모습으로 동료 연예인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2009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도 동생 역할인 서신애가 진지희와 함께 아역상을 공동 수상해 시상대에 올라 눈물을 멈추지 못하자 신세경 역시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럼요. 서로 연기 모니터도 해주고 연락도 자주 주고받아요. 한번은 둘이 술을 마신 적도 있는데 근영 언니가 술을 꽤 잘 마셔요. 사실 저도 그리 못하는 편은 아니죠(웃음).
―소녀시대의 수영하고는 같은 학교 다니는데.
▲수영이가 처음에 우리 학교 온다고 알려졌을 때 남학생들이 아주 난리 났었어요. 알고 보니 수영이가 참 털털한 성격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친구처럼 어울리고 있어요. 다만 촬영 스케줄 때문에 학교를 잘 가지 못하는 편이라 아직 많이 친해질 만한 시간은 없었어요.
―<선덕여왕>에서는 어린 덕만 남지현과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동생 역할인 서신애와 호흡을 맞추고 있어요. 요즘 잘나가는 아역 배우 동생들과 인연이 남달라 보여요.
▲그러게요. 동생들이지만 연기를 너무 잘하는 동생들이라 오히려 비교가 될까봐 겁이 날 정도예요. 지금도 지현이랑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요. 신애랑도 촬영장에서 정말 친하고. ‘빵꾸똥꾸’를 연발하는 해리 역할의 (진)지희하고도 정말 가까워요. 비록 방송에선 그리 좋은 사이가 아니지만^^.
여덟 살의 나이에 서태지의 앨범 포스터 모델로 데뷔해 중학생이 된 즈음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해 필모그래피에 여러 작품이 올라있지만 신세경은 올해 스무 살이 된 어린 배우다.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욕심과 목표가 분명한 만큼 스무 살 여인으로서의 감성과 설렘이 풍부한 대학생이기도 하다.
―이상형이 궁금해요.
▲음~ 2PM이 너무 좋아요. 아! ‘비담’ 김남길 씨도 좋고요. <선덕여왕>을 너무 재밌게 봤는데 김남길 씨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아쉽게도 제가 한참 출연할 땐 그분이 출연하기 전이라 촬영 현장에서 만나지 못했어요. 같이 연기했던 선배님들 응원도 할 겸 해서 촬영 현장에 한번 놀러가고 싶었는데 <지붕 뚫고 하이킥> 촬영 일정 때문에 바빠서 가지 못한 것도 너무 아쉽고요.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세경’의 사랑이 짝사랑으로 끝날 것 같아요. 슬프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촬영에 들어가 캐릭터에 감정을 몰입하다보면 종종 조금씩 슬퍼지기도 해요.
―‘청순글래머’ 별명에 대해 부담스러워한다고 들었어요.
▲‘청순글래머’란 별명을 처음 접할 땐 조금 부담이 됐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다른 작품에서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맡으면 그 캐릭터에 따른 또 다른 별명이 생길 거라고 믿거든요. 기분 나쁘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서 또 다른 별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게 배우만의 기쁨 아닐까요.
―서태지 앨범 포스터에 아이의 모습으로 처음 데뷔했어요. 1998년 서태지의 ‘TAKE5’ 포스터 이후가 궁금해요.
▲사실 제가 좀 나이 들어 보이는 편이에요. 그게 벌써 12년 전 일인데 주변 사람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제 모습은 별 차이가 없다고 그러더군요. 하하. 그 당시엔 그냥 엄마 손에 이끌려서 무슨 광고 찍나보다 하고 갔던 기억이 나요. 그땐 너무 어려서 그분이 그렇게 대단한 분인 줄 몰랐어요. 나중에 사진을 찍고 ‘서태지 소녀’라고 해서 그제야 조금씩 알려지게 됐죠.
―인기 가수들과의 인연이 남다른 것 같네요. 최근엔 한 광고에서 빅뱅의 탑과 키스신을 찍기도 했어요.
▲사실 촬영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빅뱅 팬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요. 단순한 ‘촬영’이라는 부분을 팬들도 잘 이해해준 것 같아요.
―아무래도 드라마와 시트콤은 연기하는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시트콤은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드라마는 극에 몰입하고 점차 캐릭터가 만들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시트콤은 그 과정이 좀 빨라요. 이런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고, 다행히 저한테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좋아요. 또 우리 시트콤은 그냥 웃기는 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감동 코드도 있잖아요.
―이제 2010년이 시작됐는데 새해 계획이 궁금해요.
▲지금은 몇 개월 남은 <지붕 뚫고 하이킥>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다른 욕심도 많지만 당분간은 시트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김겨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