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TG 김주성(왼쪽), LG 트윈스 조인성 | ||
주로 오랫동안 단체생활을 하는 스포츠 스타들은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언뜻 연애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이들도 나름대로의 ‘결혼관’과 ‘이상형’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 스타들은 어떤 배우자를 원할까? <일요신문>에선 프로야구의 양준혁(33·삼성)과 조인성(27·LG), 프로축구의 김도훈(32·전북)과 박강조(22·성남), 프로농구의 김승현(23·동양)과 김주성(23·TG), 양궁의 한승훈(29·INI스틸),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는 축구의 S선수 등 스포츠계의 총각 스타 10인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조건’과 ‘결혼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타라고 해서, 혹은 운동선수라고 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일반인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배우자 선택시 학벌이나 재산보다는 마음 씀씀이나 성격을 더 중시하거나, 외형적인 조건보다는 사랑을 더 우선시하는 것도 매 한가지이다. 다만 운동선수들의 특성상 ‘자신을 잘 내조할 수 있는 여자’를 한결같이 1순위로 꼽았다.
우선 외모, 직업, 학력, 배경 등 ‘배우자의 조건’을 묻는 항목에서는 응답이 반반 정도로 갈렸다. 양준혁, 김도훈, 박강조, 김승현, 김주성 등이 외모나 학력, 배경은 겉치레에 불과하며 마음가짐이나 성격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직업 등의 조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의 양준혁(왼쪽)과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김도훈. | ||
한승훈은 “일하는 여성이 가치관도 뚜렷하고 좋다”는 근거로, 축구의 양현정(25·전북)은 “내가 운동을 하니까 여자는 학력”이라는 근거로 각각 ‘직업’과 ‘학벌’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반면에 양준혁과 김도훈 두 노총각은 모두 ‘무조건’이라 답했으며, 특히 김도훈은 “이 나이에 무얼 더 따지겠느냐?”고 말해 나이가 들수록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배우자의 직업 선호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상관없다”, “없어도 된다”라고 대답한 반면, 양현정 김용희 한승훈 등은 ‘교직원’이나 ‘전문직’을 배우자의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배우자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현모양처형’을 택한 반면 김도훈 양현정 한승훈은 ‘커리어우먼’을 지목했다. 특히 김도훈은 “예전엔 현모양처가 좋았으나, 지금은 커리어우먼이 좋다”고 답했고, 김용희는 “운동선수들은 다혈질이기 때문에 이를 잘 참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별도의 조건으로 내걸어 이채를 띠었다.
선수들의 의견이 가장 일치한 항목은 ‘외모는 미스코리아급인데 낭비벽이 심한 경우’와 ‘사랑하는 아내가 부모와 갈등이 생긴 경우’의 처신에 대한 질문.
전자에 대해서는 “만남을 다시 고려해보겠다”는 형태의 부정적인 답변을 했고, 후자에 대해서는 ‘화해’ 혹은 ‘중재’의 자연스러운 해결 쪽에 무게를 두었다.
▲ 프로농구 동양의 김승현은 배우자감으로 외모보다 성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
남성들에게는 가장 민감한 부분인 ‘혼전순결’ 문제에 대해서도 선수들은 만장일치로 “상관 없다”고 일축했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으며, 지금 현재의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이는 노장선수들도 마찬가지여서, 양준혁과 김도훈은 각각 “요즘 세상에 누가 과거를 따지나?” “알게 되더라도 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오히려 신세대 스타인 김승현이 “주변 사람들이 몰라야 한다”며 전제를 깔아 다소 보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얘기해 달라는 주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부부간의 신뢰와 대화’를 강조하면서 최근에 화제를 모았던 임창용의 파경 사태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특히 김주성은 “일단 결혼을 하면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며 ‘이혼불가론’을 펼쳤고, 줄곧 ‘튀는 답변’을 선보인 김용희는 이 항목에서도 “결혼은 좋은 것이다. 하루 빨리 결혼하고 싶다”며 ‘결혼예찬론’을 펼쳤다.
이상의 설문결과를 종합해볼 때 스포츠스타들은 대체로 ‘똑똑하고 잘나가는 커리어우먼’보다는 ‘착하고 부모님 잘 모시는 현모양처’를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한재성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