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새누리당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장채열 소장은 “순천은 여순사건 당시 사람들이 많이 학살된 곳이라 상처가 깊은 도시다. 이 의원은 유감 표명만 했을 뿐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진솔의 손훈모 변호사는 순천 시민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이 의원을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발했다. 손 변호사는 “교과서 발언 자체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했던 순천시민들, 야당 의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예산안이 확정된 후 ‘예산폭탄’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의 대표 공약은 세 가지였다. △순천대 의대 유치 △순천만 정원의 국가 공원화 △정수장 통합이다. 특히 순천대 의대 유치는 순천시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선거운동 당시 이 의원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박근혜 복심이기에 순천대 의대 유치를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10월 28일 공청회에서 “가능성만 있다면 순천대에 유치하는 게 맞지만 18년 동안 의대 설립 허가가 안 되고 있다면 뭔가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공약 포기 논란을 자초했다.
이 의원이 대안으로 발의한 ‘국립보건의료대 설치법’은 공약 포기를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법안은 공공보건의료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립보건의료대학 설치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 11월 27일 공청회에서 “1년 반짜리 의원으로서 죽기 살기로 뛰었다”며 “정부부처는 그야말로 의대 숫자 늘리는 건 모두 반대했다. 대안으로 공공의대와 부속병원을 추진하게 됐다. ‘투 트랙’으로 의대 유치를 하겠다. 순천 의대 유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순천시의회 A 의원은 “의대 할당량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순천시가 보건의대를 유치하면 나라에선 순천 의대를 줄 수가 없다. 투 트랙이니 뭐니 해도 이 의원은 사실상 공약을 포기한 거다”며 “순천대 단과대학인 의대 설치 못하는데 새로운 대학을 만들어 의대를 설치하는 것은 더 어렵다. 쉬운 것을 놔두고 왜 어려운 길을 가나”라고 반박했다. 장채열 소장 역시 “법안이 통과돼도 순천에 위치되는 것도 아니다. 전국의 모든 도시가 보건대를 만든다면 순천도 유치운동을 뛰어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의원실 관계자는 “9개 대학이 의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20년 동안 추진이 안 됐다. 현실이 녹록지 않아 고민이 있었다”며 “전남에 대학병원이 없으니 의료서비스가 전남에 필요하고 그 중심이 순천이었으면 하는 것이 의원님 생각이었다. 공약화 과정에서 ‘순천에 대학병원을 가져올게’라고 하는 것과 ‘순천대 의대를 유치할게’하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A 시의원은 “지금 보건의대도 의사나 병원협회에서 반대를 하고 있다. 이 반대를 뚫을 해법이 있나. 애당초 무리한 공약이었다”고 재차 반박했다.
정수장 통합 공약도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당선 직후 “저는 남정 정수장과 옥천 정수장, 대룡 정수장을 합해 대룡 정수장으로 통합 관리하도록 하겠다”며 “국비 180억 원 정도가 투자된다고 한다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A 의원은 “예산폭탄이 눈에 보일 만큼 확연하게 나타난 것은 없다. 정수장을 통합해준다고 했는데 이번에 시에서 그 예산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이정현 의원실 관계자는 “정수장 통합은 노후 상수도관 보수 관련 사업이다. 국가사무가 아니라 지방사무다. 엄밀히 말하면 시의회가 해야 하는 거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의원을 통해서 정수장 통합에 필요한 예산을 매년 올렸다. 우리도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