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으로부터 쟁점법안 직권상정 처리 요구를 받아왔던 정 의장은 12월 임시국회의 첫날인 1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정 의장은 “제 방에 ‘참을 인’자를 써서 걸어놓고, 여와 야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의견을 경청하려고 했다”며 “돌이켜보면 19대 국회는 제가 그토록 원했던 정쟁의정치 구도를 끊어내지 못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정 의장은 우선 쟁점 법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한 쟁점 법안들도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충분히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당의 ‘이념의 덫’과 ‘불신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둔 사실상 19대 국회 마지막 국회”라며 “노동개혁 관련 법안,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사회적경제 기본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등 아직도 남아있는 숙제들을 이제는 정말 마무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선거구 획정 문제와 관련해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여야 지도부는 오늘부터 당장 밤을 새워서라도 머리를 맞대고 기준을 마련해서 획정위원회에 넘겨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장으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